트로피 20개 남기고 떠났다... 과르디올라, 마지막 경기 패배에도 에티하드 기립박수

이인환 2026. 5. 2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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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 시대가 끝났다. 마지막 경기는 패배였지만,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결과보다 사람을 바라봤다.

맨시티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에서 애스턴 빌라에 1-2로 졌다. 평소 같았다면 결과가 먼저였을 경기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모든 시선은 과르디올라에게 향했다.

과르디올라는 10년 동안 맨시티를 이끌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맨시티에서 593경기를 지휘하며 20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프리미어리그 6회 우승,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 클럽 월드컵까지 포함된 시간이었다. 맨시티는 부자 구단에서 유럽 축구의 기준으로 변했다.

마지막 경기는 완벽한 시나리오가 아니었다. 애스턴 빌라는 물러서지 않았다. 올리 왓킨스가 득점에 관여하며 맨시티의 작별 무대를 망쳤다. 스코어만 보면 빌라의 승리였다. 그러나 에티하드에서는 원정팀의 승리보다 과르디올라의 퇴장이 더 크게 남았다.

경기 전부터 분위기는 작별식에 가까웠다. 맨시티 선수단과 팬들은 과르디올라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관중석에는 배너와 스카프가 펼쳐졌다. 과르디올라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팬들과 스태프,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맨시티를 지휘한 시간이 “놀라운 영광”이었다는 뜻을 밝혔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의 이름을 구단 역사에 남기기로 했다.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확장 스탠드에 그의 이름을 붙이고, 동상도 세울 계획이다. 단순한 감독 이상이었다는 의미다. 과르디올라는 맨시티의 축구를 만들었고, 프리미어리그 전체의 흐름도 바꿨다.

실제로 펩의 시대에는 골키퍼도 빌드업을 해야 했다. 풀백은 중앙으로 들어왔고, 센터백은 패스를 전개했다. 공격수는 득점만 하지 않았고, 미드필더는 위치 하나로 경기를 지배했다. 과르디올라의 축구는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곧 프리미어리그의 표준이 됐다.

이제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없는 시간을 맞는다. 후임자가 누구든 비교를 피할 수 없다. 트로피 숫자만이 아니라 경기 방식, 점유율, 압박, 선수 활용까지 모두 그의 그림자 아래에서 평가받게 된다.

마지막 경기는 졌다. 그러나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이미 이겼다. 그는 트로피와 전술, 기억을 남기고 떠났다. 에티하드의 박수는 패배한 감독에게 보내는 위로가 아니었다. 한 시대를 만든 감독에게 보내는 작별 인사였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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