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언더 치고도 준우승, 실망하지 않은 김시우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SS 스타]
2R 11언더 등 꾸준함으로 시즌 베스트 경신
“동료·지인 진심어린 격려, 돌아보는 계기”
남은 대회 더 많아 “자신감으로 다시 도전”

[스포츠서울 | 맥키니=장강훈 기자]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KBO리그 LG 트윈스가 좀처럼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던 시절 더그아웃에 붙어있던 문구다. 자존감을 높여 경기에서 패한 직후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문구로 활용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올해만 두 번째 준우승을 따낸 김시우(31·CJ)도 같은 생각을 한다. 그는 “올시즌을 앞두고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선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늘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충분히 강한 선수’라는 인식을 가지면서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시우는 2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맥키니 TPC 크레이그 랜치(파71·7306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103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바꿔 6타를 더 줄였다.
최종성적은 27언더파 257타. 우승한 윈덤 클라크(30언더파 254타)가 11타나 줄인 탓에 아쉽게 준우승했다. 준우승 상금은 122만2700달러(약 17억89만원)다.

2라운드에서 꿈의 50대 타수에 도전하는 등 좋은 샷감을 유지하던 김시우는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일요일에 11언더를 치는 선수가 등장하는 건 내가 어쩌지 못하는 영역”이라며 웃었다. 그는 “나흘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많은 갤러리 앞에서 또 집 근처에서 열린 메인 후원사 대회여서 재미있게 한 주를 보냈다”고 총평했다.
올해만 두 번째 준우승이다. 올시즌 15개 대회에서 모두 컷오프를 통과했고 다섯 번째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극초반인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고 4월에 치른 RBC 헤리티지와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톱5에 드는 등 꾸준히 우승권을 유지하고 있다.

기복없이 빼어난 시즌을 치르는 이유로 ‘자신감’을 꼽았다. 그는 “시즌 베스트를 경신했다. 자주 우승권에 있기 때문에 (준우승했지만)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것 같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남은 대회를 치를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내가 잘하는 선수인지 몰랐다. 동료 선수와 팀 관계자들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강한 선수’라는 얘기를 자주 해줬다. 스스로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고, 자신감이 생겼다. 주변 사람들의 말이 나를 되돌아볼 공간을 열어줬다. 덕분에 앞으로도 지금처럼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GA투어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김시우는 ‘최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멘탈이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종목인 만큼 이날 준우승은 아쉬움이 아닌 ‘우승에 근접했다’는 희망의 시그널이다. 가족들이 기다리는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김시우의 표정이 어둡지 않은 이유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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