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답 상징 '브로커리지', 팔천피 시대엔 황금알…미래에셋증권 최선두

전병윤 2026. 5. 2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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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수탁수수료 4조2490억 전년대비 165%↑
증시 초호황기 맞아 개인 뭉칫돈 리테일로 쏠려
거래대금 급증에 위탁매매수수료도 올들어 껑충
지점망 살려 리테일 영업 유지한 곳 수헤 톡톡



증시 초호황기를 맞아 증권업계 수익원이 재평가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뭉칫돈이 주식시장으로 거침없이 유입되면서 '미운 오리' 취급받던 지점 중심의 위탁매매 수수료 등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증가하면서다. 비대면 거래 확대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도 지점망을 운영한 증권사들이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8개 증권사(12월 결산법인 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 1분기(1~3월) 유가증권·코스닥·파생상품 등 수탁수수료(위탁매매) 수익은 총 4조24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016억원 대비 165.3% 급증했다. 지난해 1분기 수탁수수료가 전년 동기대비 0.2% 증가한 것에 견주면 폭발적 성장세다.

코스피가 8000을 돌파할 만큼 주식시장이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를 타면서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을 급성장시키고 있다. 1분기 일 평균 주식 거래대금이 66조6000억원(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 합산)으로 전분기 대비 80.6% 급증하는 등 시중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빠르게 쏠리고 있다. 거래 활성화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도 급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수수료율이 높은 지점 고객층이 두터운 증권사가 큰 수익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이 1분기에 459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1년 전에 비해 131.2% 성장한 실적이다. KB증권도 4453억원 수익을 거둬 전년동기 대비 235.8% 급증했다. NH투자증권(3810억원) 삼성증권(3798억원) 키움증권(3657억원) 한국투자증권(3138억원) 신한투자증권(3066억원) 등 대형사와 리테일이 강한 증권사가 역대급 활황기에 수익을 끌어올렸다.

투자자문과 투자일임을 통한 자산관리수수료 수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거액자산가 등 '큰손' 고객을 확보한 자산관리(WM)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증권사가 두각을 보였다. 1분기 48개 증권사는 자산관리수수료로 3200억원을 벌어 지난해 1분기 980억원 대비 226.4% 급증했다. 증가폭으로는 수탁수수료보다 컸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이 1년 전인 2024년 1분기에 비해 31.2% 는 것에 비하면 올 들어 성장률이 매우 컸다.

WM 강자인 한국투자증권이 올 1분기 자산관리수수료로 496억원을 거둬 업계에서 최대 수익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459억원) 삼성증권(457억원) KB증권(290억원) NH투자증권(239억원) 등 전통적 강자들이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이 가운데 중형 증권사인 유안타증권이 412억원으로 전체 4위를 기록한 저력을 보였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1분기 보다 338.8% 증가한 실적을 냈다. 수탁수수료도 견조한 실적을 내는 등 지점망을 최대한 유지한 점이 리테일 실적 증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점을 보유하지 않은 키움증권은 1분기 자산관리수수료가 14억원에 그쳐 대형사 중 가장 부진한 성과를 냈고 대신증권은 5억원에 그쳐 1년 전보다 되레 3.0% 줄어 경쟁사에 비해 크게 부진했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시황에 따라 수익이 들쭉날쭉하는 브로커지 수익을 '천수답'식이라 보고 터부시했는데 최근 초황기를 맞아 리테일 영업망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 위주 거래로 재편되면서 지점 폐쇄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지점간 통폐합을 통한 거점점포 또는 PB 중심의 영업망으로 재편한 증권사가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한 고위관계자는 "거액자산가 중심의 PB(프라이빗뱅킹)점에서 위탁매매와 상품 판매 등이 급증하고 있다"며 "신용공여 같은 빚투(빚내서 투자)도 소액투자자가 아닌 자산가들이 주로 활용하고 있을 만큼 지점 영업력이 증권사 핵심 수익원으로 재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병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