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일 거래대금 48조 '사상 최고'…대형주 쏠림에 손바뀜은 오히려 뚝

이달 코스피가 고공행진 하면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사상 처음 4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대형주 위주로 거래가 쏠리면서 증시 '손바뀜'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2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8조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3개월만에 최고치 갱신…매수세 몰린 탓
직전 역대 1위는 지난 2월 기록한 32조2338억원이었는데, 3개월 만에 경신했다.
이달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면서 매수세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6일 사상 처음 70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7거래일 만인 지난 15일 장중 8000선 고지마저 밟은 바 있다. 이후 일부 조정을 거쳤으나 다시 반등세로 전환, 지난 22일 종가(7847.71)는 지난달 말 대비 19% 급등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로 매수세가 쏠리면서 거래대금이 급증했다.
이달 들어 22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평균 거래대금 총합은 20조5690억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의 43%를 차지했다.
AI(인공지능) 수요 급증에 따라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노조 총파업 예고일을 앞두고 주가 변동성이 커지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측면도 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 우려에도 성장 내러티브가 살아있는 AI 관련 산업으로 투자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며 "AI 투자가 본격화된 2023년 이후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고 진단했다.
시장 전체 거래량 감소…삼전·하이닉스 몰려
반면 같은 기간 시장 전체 거래량은 줄었는데, 자금이 일부 대형주에 집중된 영향이다.
이달 들어 22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량은 7억1680만주로 지난달(9억4718만주) 대비 24% 줄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고가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쏠리면서 적은 거래량으로도 거래대금이 불어난 반면, 중소형주로는 매기가 확산하지 못한 모습이다.
대형주로 거래가 쏠리면서 증시의 '손바뀜'도 둔화했다. 매수세가 일부 종목에 집중되며 시장 전반의 거래 활력이 떨어진 탓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2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1.15%로 전달(1.49%) 대비 23% 감소했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 간 거래(손바뀜)가 자주 일어났다는 의미다.
전문가 "대형주 중심 수급 쏠림 현상 지속될 것"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ETF(상장지수펀드) 중심의 개인 자금 유입이 늘어난 가운데 ETF 편입 비중이 큰 대형주로 수급이 더욱 쏠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맹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ETF를 매수하면 유동성 공급자(LP)는 헤지 목적상 지수 구성 종목들을 비중에 맞춰 매수하게 된다"며 "ETF 중심의 패시브 자금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단기적으로 대형주 중심의 수급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대형주 중심의 패시브 자금 유입의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비중확대 전략이 안정적인 수급 기반을 확보하는데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 상향 추세가 지속되는 점도 대형 반도체주 주가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대형 IT 기업들의 CAPEX(설비투자) 전망 상향 추세가 이어진다면 주도주 중심의 시장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는 대형주 위주의 접근을 추천한다"며 "공급능력이 제한된 가운데 가격만으로 실적 성장이 이뤄진 지금과 유사한 상황이었던 2017년 당시 중소형주보다 대형주 상승이 두드러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종목으로의 과도한 쏠림은 경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서 기업 실적, 개인 투자자 수급으로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으나 랠리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소수 종목 중심 쏠림 현상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