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떠난 토트넘, 두 시즌 연속 17위 턱걸이 잔류 ‘굴욕’

손흥민이 떠난 뒤 몰락은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한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경쟁을 벌이던 토트넘 홋스퍼가 끝내 강등 문턱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만큼은 버텨냈다.
토트넘 홋스퍼는 25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에서 에버턴을 1-0으로 꺾고 극적으로 1부 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토트넘은 승점 41(10승11무17패)로 17위를 기록하며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반면 같은 시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리즈 유나이티드를 3-0으로 꺾고도 토트넘을 넘지 못해 챔피언십(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토트넘은 두 시즌 연속 17위 턱걸이 잔류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로스앤젤레스FC로 떠난 뒤 팀은 급격히 무너졌다. 이번 시즌 홈 경기에서 단 3승에 그쳤고, 시즌 내내 강등권 주변을 맴돌았다.
감독 교체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임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반등에 실패한 채 8개월 만에 경질됐다. 뒤이어 지휘봉을 잡은 이고르 투도르 감독 역시 7경기에서 5패를 기록하며 44일 만에 물러났다.
결국 팀을 구한 것은 시즌 막판 긴급 투입된 로베르토 데제르비 감독이었다. 데제르비 감독은 부임 후 7경기에서 승점 11을 끌어내며 토트넘의 추락을 가까스로 멈춰 세웠다. 울버햄프턴, 애스턴 빌라 원정 승리에 이어 최종전 에버턴전까지 잡아내며 잔류를 완성했다.
결승골은 전반 43분 터졌다. 마티스 텔의 코너킥을 받은 주앙 팔리냐의 헤더가 골대를 맞고 나오자, 팔리냐가 재차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막판 토트넘 중원의 핵심 역할을 해온 팔리냐의 집중력이 빛난 장면이었다.
데제르비 감독은 경기 뒤 영국 BBC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에 감격했다”면서도 “다음 시즌에는 진짜 강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 선수 영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몇 시간 뒤부터 곧바로 다음 시즌 계획을 시작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쇄신 가능성을 시사했다.
토트넘은 1950년 이후 단 한 차례를 제외하면 계속 1부 리그에 머물렀다. 마지막 강등은 1977~1978시즌이었다. 이번에도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프리미어리그 대표 인기 구단 가운데 하나인 토트넘이 두 시즌 연속 강등권 경쟁을 벌였다는 사실 자체가 큰 충격으로 남게 됐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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