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전설이 아닙니까?' 한화 류현진, 한미 통산 200승…처절했던 생존의 기록

[STN뉴스] 송승은 기자┃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마침내 한미 통산 200승 고지를 밟았다.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짊어지고 세계 무대의 격랑을 헤쳐온 왼손 투수. 치열했던 시간과 생존의 궤적이 기록에 온전히 담겼다.
류현진은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⅔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5승째(2패). 동시에 KBO리그 122승과 메이저리그(MLB) 78승을 합쳐 한미 통산 200승째를 완성했다.
한국 투수 가운데 프로 무대 기준 200승을 달성한 건 2009년 은퇴한 송진우(210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특히 류현진은 KBO리그와 MLB를 오가며 선발투수로 정상급 경쟁력을 유지한 끝에 수확한 기록이라 의미가 크다. 단순히 오래 던져 만든 숫자가 아니라 살아남아 쌓아 올린 승수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노련했다. 삼진은 3개뿐이었지만 두산 타선의 중심 타이밍을 끝까지 흐트러뜨렸다. 빠른 공에 집착하지 않았고, 카운트 싸움에서도 서두르지 않았다.
위기에서는 낮은 변화구로 범타를 유도했고, 유리한 흐름에서는 과감하게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들었다.
한화 타선도 초반부터 힘을 보탰다. 1회말 이원석의 날카로운 2루타로 기회를 잡은 후, 문현빈의 깊숙한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먼저 쥐었다.
4회말에는 요나단 페라자의 솔로홈런과 이도윤의 적시타로 점수 차를 3-0으로 벌렸다.
5회말에는 이원석과 문현빈이 다시 적시타를 터뜨리며 2점을 추가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두산은 6회초 정수빈의 3루타와 박찬호의 적시타로 추격에 나섰다. 7회초에도 임종성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따라붙었다. 하지만 늦게 터진 불씨는 경기의 판도를 뒤집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류현진은 7회초 2사까지 책임진 뒤 마운드를 내려왔고, 한화 불펜이 남은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경기 후 류현진은 "미국 무대에 있을 때도 200승이란 숫자를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한국에 돌아와 홈팬들 앞에서 이 기록을 달성할 수 있어 더 기쁘고 뜻깊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는 감히 상상조차 못 한 대기록이다. 오랜 세월 지치지 않고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묵묵히 버팀목이 돼준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덧붙였다.
류현진은 이미 한국 야구 역사에서 독보적인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첫해 신인왕과 MVP를 동시 석권했고, MLB에서는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역할까지 맡았다.
부상과 재활, 구속 저하란 안팎의 회의론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처럼 다시 마운드 위로 돌아왔고, 자신이 왜 무대에 필요한지를 온몸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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