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희토류 꼴 날라…미국, 중국 바이오 ‘돈줄·기술’ 원천봉쇄 움직임
대중 라이선스 딜 작년 1360억달러 ‘급증’…미 자본 유입이 중국 성장 동력
생물보안법 이어 COINS법 시행령 조준…글로벌 제약·바이오 공급망 재편 예고
![미국 성조기(왼쪽)과 중국 오성홍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5/ned/20260525070620040uvgr.jpg)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미국의 대(對)중국 바이오 견제 수위가 인프라와 공급망을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넘어, 중국 바이오기업으로 향하는 미국의 ‘자본과 지적재산권(IP)’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미국 자본이 중국의 바이오 굴기를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아웃바운드(해외) 투자 규제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발간한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존 물레나르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초당파 의원들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에게 연명 서한을 보내 포괄적 해외투자 국가안보법(COINS법)의 투자 금지 대상 기술에 ‘바이오기술’을 조속히 추가할 것을 촉구했다.
COINS법은 미국 자본이 적성국의 첨단 기술 분야로 유입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 지난해 통과된 법률로, 재무부는 2027년 3월 13일까지 새 시행령을 발표해야 한다.
물레나르 위원장은 이 시행령에 바이오기술을 전격 포함시켜 제약 IP, 신약 개발 플랫폼, 임상 연구 개발 역량, 제조 노하우 라이선스 관련 거래를 중점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국 정치권이 이처럼 강경한 자본 통제에 나선 것은 최근 다국적 제약사와 중국 바이오기업 간의 기술거래 및 자본 유입 규모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와 중국 바이오기업 간의 국경을 넘는 아웃라이선싱 거래 규모는 지난해 약 1360억달러(약 185조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전 세계에서 체결된 5000만달러 이상의 대형 제약 라이선스 계약 중 무려 48%가 중국 기업과 체결됐다. 2020년 당시 대형 계약 비중이 ‘0%’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수년 만에 폭발적인 성장세다. 올해 1분기에도 대중국 아웃라이선싱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3% 급증한 600억달러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미국 대형 제약사들이 중국 기업과 공동 개발에 나서는 양상도 포착된다. 일라이 릴리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 등이 대표적이다.
BMS는 최근 중국 헝루이 제약과 선급금 6억 달러를 포함해 마일스톤과 옵션 행사 등을 합산한 총 잠재 계약 가치 최대 152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메가톤급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 정치권은 이 파트너십에 포함된 초기 단계 분자 공동 개발과 BMS의 핵심 지적재산권 및 노하우의 대중국 이전이 미국 자본과 기술로 중국 바이오 생태계를 키워주는 것이라고 지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4일 베이징 텐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5/ned/20260525070620315eplm.jpg)
물레나르 위원장은 서한에서 “중국은 신약 개발과 바이오의약품 제조 등 세계 바이오 분야를 장악하기 위해 국가 주도적인 전략을 추진해 왔다”며 “미국 자본과 라이선스 계약이 제약 가치 사슬에서 중국의 급속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특히 중국 임상 시험 시스템의 윤리적 문제와 국가 안보 리스크도 도마에 올렸다. 중국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병원에서 소수 민족을 대상으로 강제 의료 검사 및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는 의혹과 함께, 최첨단 혁신 의약품의 임상 시험이 중국 군 병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군 병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민감하고 독점적인 미국 기업의 바이오 지적재산(IP)이 중국 군대로 이전되어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이번 투자 금지 촉구는 바이오 분야에서 제2의 반도체·희토류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막으려는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미 하원은 앞서 국방수권법의 일부로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겨냥한 ‘생물보안법’을 제정하며 바이오기술을 국가 안보 자산으로 명시한 바 있다. 여기에 아웃바운드 투자 규제인 COINS법까지 연계될 경우 중국 바이오 산업은 자금 조달과 글로벌 영토 확장 측면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생물보안법에 이어 투자 통제 시행령까지 구체화되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라이선스 시장의 지형도가 미국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될 것”이라며 “이는 국내 바이오 벤처 및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에게 반사이익이나 새로운 협력의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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