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떼고 AI·로봇 단 LG그룹株… 만년 저평가 딱지 떼고 상승 랠리
LG전자·LG이노텍, 이달 40~70% 뛰어
1위 LG엔솔 주가는 여전히 부진

투자자들 사이에서 만년 저평가와 외면의 대명사로 꼽혔던 LG그룹주가 최근 급등했다. LG그룹의 맏형 격인 LG전자는 이달 70% 넘게 올랐고, 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 역시 40% 상승했다. AI 인프라·로보틱스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개선 중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투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 주가는 이달 74.5% 올랐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으로 13만5800원이었는데, 이달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22일 23만7000원으로 뛰었다.
LG전자는 가전 중심 구조에서 AI 인프라·로보틱스로 체질을 개선 중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올해 5월 한달 간 코스피 종목 수익률 상위 5위에 올랐다.
LG이노텍도 상승 랠리에 동참했다. LG이노텍은 최근 AI 특수에 따른 반도체 기판(FC-BGA) 호황의 수혜주로 묶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 주가가 마치 테마주와 같이 급등하면서 LG그룹 상장사 시가총액도 한달 만에 6조6500억원 이상 불어났다. LG그룹 12개 상장 계열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달 24일 기준 약 216조2500억원이었다. 이달 들어 LG전자,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 주가가 폭등하면서 이달 22일 기준 약 222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LG전자가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 그룹주 주가 상승에 불을 지핀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조7272억원, 영업이익 1조673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최고 실적을 냈다. 매출은 역대 최고였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9% 급증하며 시장 추정(컨센서스)을 크게 웃돌았다.
이후 LG전자의 주가 랠리를 이끈 핵심 동력은 로보틱스 관련 신사업 모멘텀이다. 글로벌 AI 대장주인 엔비디아와의 로보틱스, 피지컬 AI 협력이 공식화되면서 LG전자가 북미 데이터센터용 냉각 장비(칠러) 수주 확대로 수혜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의 파업 사태 이후 노동자 대체 수요로 로봇 관련주가 부각된 점도 상승 랠리에 화력을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AI 데이터 산업 확대를 예상하며 냉각 솔루션 수요 증가와 로봇 관련 신사업 본격화를 들어 LG전자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LG전자가 단순 가전 기업을 넘어 AI·로봇 기업으로 체질을 바꿨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전사적인 원가 구조 개선, 마케팅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이익 체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로보틱스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쿨링 사업의 신규 수주가 증가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모빌리티 관련 협업을 논의하는 등 AI 관련 사업에 따른 모멘텀도 있다”고 분석했다.
LG이노텍 역시 기판 부족 수혜를 이유로 KB증권과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목표 주가를 일제히 12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황지현 NH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IT 세트 중심의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전장·반도체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사업 리스크가 점차 분산되고 있다”며 “외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사업 확장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LG그룹의 시가총액 1위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여전히 부진하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이달 15.8%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로봇에 필요한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한 수혜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전기차 산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시장에서는 LG그룹주가 최근 반등을 계기로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LG그룹 계열사는 주주 환원에 인색하고 주가 방어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LG그룹 종목은 주식 시장에서 ‘아픈 손가락’ 취급을 받았는데, 로보틱스 기대가 겹치면서 무거운 대형주임에도 테마주처럼 급등했다”며 “사업 체질 개선과 꾸준한 실적 개선이 확인되면 주가가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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