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불짜리 ‘포켓몬’이 NFT 심폐소생하다…실물자산형 거래 새 바람 [크립토360]
감정·보관·상환권 결합한 신시장
USDC·USDT 등 디지털자산 결제 활용
두나무·하이브합작 레벨스 수년간 적자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디지털 이미지에 그쳤던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이 ‘실물 자산’을 품으며 부활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과 실제 수집품을 결합한 ‘실물자산형 토큰화(RWA)’ 모델이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포켓몬 카드를 중심으로 성장한 해당 시장은 감정·보관·상환권을 결합해 실제 수집품을 블록체인상에서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서 NFT 시장의 새로운 활용 사례로 거론된다.
25일 NFT 데이터 플랫폼 크립토슬램에 따르면 실물 연계형 거래 플랫폼 코트야드(Courtyard.io)의 최근 일주일 거래액은 785만4461달러(약 118억8490만원)로 직전 7일 대비 8% 증가했다. 누적 거래액은 6억587만6792달러, 누적 거래 건수는 630만4568건으로 집계됐다.
코트야드는 실물 수집품을 블록체인상에서 소유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마켓플레이스다. 고객은 정품 감정을 거친 포켓몬 카드 등을 구매한 뒤 이를 디지털 소유권 형태로 보유하거나 원할 경우 실물로 배송 받을 수 있다. 구매한 카드를 플랫폼에 되팔거나 마켓플레이스에 등록해 다른 이용자와 거래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트야드의 주요 결제수단은 디지털자산이다. 코트야드는 코인베이스 등 거래소에서 디지털자산을 이체하거나 폴리곤 네트워크 지갑 주소를 통해 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용자가 화면에 표시된 지갑 주소 QR코드를 스캔해 자금을 입금하는 방식이다. 실물 수집품 거래가 단순 신용카드 결제를 넘어, 블록체인 생태계 내부의 ‘온체인(On-chain)’ 결제 흐름과 직결되는 구조다.
유사한 거래 플랫폼인 피지털스(Phygitals)에서도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결제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여러 블록체인상의 토큰을 피지털스 월렛으로 전환·이체할 수 있고, 서클의 USDC나 테더의 USDT처럼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솔라나 체인을 통해 보낼 수도 있다.
피지털스에서는 포켓몬, 원피스, 유희왕 등 유명 지식재산권(IP) 기반 카드뿐 아니라 농구, 미식축구, 야구, 축구 등 스포츠 카드도 거래되고 있다. 개별 카드 매물에 대해 판매자에게 가격을 제안할 수 있다. 포켓몬 카드 중 일부 고가 매물은 100만달러를 넘는 가격에 등록돼 있으며 캐릭터 중 인기가 높은 피카츄 카드는 최대 2만30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랜덤 팩 상품도 구매할 수 있다. 이용자는 팩을 구매한 뒤 내용물을 확인하고 이후 실물 수령 또는 재판매를 선택할 수 있다. 이른바 ‘랜덤깡’으로 불리는 MZ세대의 놀이 문화에 디지털 거래의 편의성을 결합해 수집가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이 같은 구조는 과거 NFT 거래와 차이가 있다. 기존 NFT가 디지털화된 IP 자체의 가치에 기대 거래됐다면 토큰화된 포켓몬 카드는 실제 카드가 금고에 보관되고 이를 보증하는 디지털 소유권이 거래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디지털 버전을 보유하는 동안 실물 카드는 플랫폼이 지정한 금고에 보관된다.
이 때문에 각 플랫폼의 감정 체계와 보관 방식은 거래 신뢰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코트야드의 경우 보관과 판매자 수수료를 무료로 내세우고 있으나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실물 상환 처리 비용으로 카드 1장당 2달러 상당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피지털스 역시 업계 표준으로 통하는 PSA 감정과 전문 금고 보관을 통해 실물 카드의 진위와 보관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구조를 내세우고 있다.
관련 토큰화 상품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NFT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디지털자산 분석업체 메사리(Messari)의 리서처 AJC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코트야드, 콜렉터 크립트, 피지털스, 엠포리엄 등 4대 주요 마켓플레이스의 토큰화 포켓몬 트레이딩카드게임(TCG) 거래량은 1억245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1월 대비 5.5배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최근 실물자산(RWA) 토큰화 시장 성장과 맞물려 이 같은 거래 방식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본다. NFT 시장이 프로필사진(PFP) 등 디지털 이미지 중심에서 침체를 겪은 뒤 실제 자산과 교환 가능한 상품이 새로운 생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는 해석이다. 발행 자체보다 실물 자산의 진위 확인, 보험, 상환권 설계가 거래 활성화의 핵심으로 떠오른 셈이다.
한편 국내에서도 유사한 사업 시도가 있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 2022년 하이브와 합작법인(JV) 레벨스(Levvels)를 설립, 아티스트 포토카드 기반 NFT 사업 플랫폼 ‘모먼티카’를 론칭했다. 그러나 당시 팬덤의 핵심 수요가 디지털 소유가 아닌 실물 소장에 가까웠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DART 공시에 따르면 레벨스는 2022년 100억8569만원, 2023년 179억5308만원, 2024년 123억1804만원, 2025년 136억8357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디지털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아티스트 포토카드를 NFT화하려 했으나 실제 케이팝 팬들은 이를 실물로 소장하길 원했기 때문에 니즈가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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