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이 원하는 건 돈 몇 푼 아니다"… 전재수 "해양수도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할 것"
"박 시장 5년, 전시성 사업 매달려"
박 후보 '청년 1억 자산' 공약 비판
해수부 이전 및 HMM 유치 성과
"해운 3사 유치 2만명 고용 효과"
퐁피두 예산 깎아 민생 비상 조치

"진보·보수의 싸움이 아니라 부산을 살릴 유능한 사람을 선택하는 선거다."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번 선거를 이렇게 규정했다. 청년이 떠나 '노인과 바다'라는 별명이 붙은 부산 현실을 거론하며 "가장 큰 문제는 도시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했다. 3선에 도전하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재임 시 시정을 직격한 것이다.
지난해 12월까지 이재명 정부 첫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전 후보는 해수부와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본사의 부산 이전 등을 성과로 꼽으며 "이제 부산에도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후보의 1호 공약인 '청년 1억 자산 형성' 프로젝트에 대해 "부산 청년들이 원하는 건 돈 몇 푼이 아니다"라며 "'해양수도 비전'을 완성해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후보와 인터뷰는 22일 부산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됐다. 아래는 일문일답.

-박형준 시장의 지난 5년간 시정을 평가해달라.
"길을 잃고 방황한 5년이었다. 부산은 현재 위기다. 청년은 떠나고, 산업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성장 전략과 목표가 분명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하고도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 가덕도 신공항도 차질을 빚고 있다. 부산의 미래가 걸린 핵심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한 셈이다. 박 후보는 민생보다 전시 행정에 집중했다. 퐁피두미술관 부산분관 건립에 1,100억 원, 해외 오페라단 초청에 100억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한 게 대표적이다."
-자신이 부산시장이 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뭔가.
"해양수도 부산이란 비전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북극항로 시대가 열리면 부산은 유럽·미주·북극항로가 교차하는 해양 물류의 핵심 거점이 된다. 해양 관련 행정·사법·기업·금융 기능을 집적시켜 해양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해수부 이전(행정)과 해사전문법원 설치(사법), HMM·SK해운·에이치라인해운 등 해운 대기업 유치(기업) 등 성과도 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들이다."
-해양수도 부산의 남은 과제는.
"마지막으로 남은 건 금융이다. 50조 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가진 '동남권투자공사'를 조속히 설립해 부산에 필요한 자금을 과감하게 공급하겠다."

-박 후보는 해양수도 비전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지 않을 거라고 반박한다.
"HMM과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의 매출을 합치면 부산시 연 예산(약 18조 원)에 버금간다. 고용 창출 효과도 2만2,000명이다. 본사 이전에 따라 부산 전후방 산업에도 여러 가지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이 추가 이전하고, 해사전문법원이 2028년 3월에 문을 열면 양질의 일자리가 정말 많이 생길 것이다."
-박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청년 1억 원 자산 형성'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20세부터 10년간 총 3,000만 원을 저축하면 부산시가 30세에 1억 원의 자산을 형성해 준다는 내용이다.
"극소수의 부산 청년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약이다. 근본적으로 부산 청년들이 원하는 건 돈 몇 푼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청년들의 요구를 잘못 읽었다. 양질의 일자리는 세금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구조와 틀을 만들겠다는 게 제 계획이다. 그게 해양수도 비전이다."

-현장 민심은 어떤가.
"지역구인 부산 북갑에서 6번(3번 낙선·3번 당선) 출마했으니 이번이 7번째 선거인데, 시민 반응이 다르다. 경제 지도가 바뀔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 실제 해수부가 이전하면서 한국해양대는 17년 만에, 부경대는 개교 이래 최고 경쟁률(2026학년도 정시)을 기록했다. 동의대 스마트항만물류학과 경쟁률은 26대 1에 달했다. 원래 부산 1등 기업이었던 부산은행 연 매출이 5조 원이 안 되는데, HMM 매출이 10조 원이 넘는다. 전재수에 대한 신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믿음이 표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부산 선거를 6번이나 치르면서 배운 게 있다. 일을 잘해서 성과를 내면 시민들이 지지한다는 것이다."

-취임과 동시에 100일간 민생 긴급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가 부산의 지역화폐 '동백전' 관련 예산을 대폭 줄여 지역 경제가 타격을 많이 받았다. 현재 10%인 할인율을 15%까지 늘리려고 한다. 이외에 전통시장 소상공인에게 에너지 바우처를 지급하고, 고유가로 타격받은 영세 화물차주와 택배 종사자 등에게 특별 지원을 실시하려 한다."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퐁피두미술관 부산분관 건립 등 시민 동의를 얻지 못하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 불요불급한 예산을 구조조정하겠다."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민주당 후보와의 공동 선거 전략이 있나.
"전재수의 해양수도 전략에 하 후보의 인공지능(AI) 전문성이 결합하면 부산은 현 정부 최우선 과제인 'AI 3대 강국' 도약의 핵심 기지가 될 수 있다. 부산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만들고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해양·미디어·제조AI를 실현하겠다."
부산=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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