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급 복서들 연이은 망신살... 은가누에 고전한 퓨리 이어 우식도 킥복서에 논란의 TKO승

[OSEN=이인환 기자] 헤비급 복싱이 또 체면을 구겼다. 프란시스 은가누에게 고전한 타이슨 퓨리의 악몽이 잊히기도 전에 이번에는 올렉산드르 우식(39, 우크라이나)이 킥복싱 챔피언 리코 베르호벤(37, 네덜란드)에게 혼쭐이 났다.
영국 ‘더 선’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우식이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앞에서 열린 WBC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베르호벤을 상대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11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복싱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을 당할 뻔한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보도했다.
결과만 보면 우식의 승리였다. 하지만 내용은 달랐다. 베르호벤은 킥복싱 무대에서 10년 동안 무패 행진을 이어온 선수지만, 프로 복싱 경력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단 한 차례뿐이었다. 세계 정상급 복서인 우식과의 격차가 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링 위에서는 정반대 장면이 이어졌다.
베르호벤은 초반부터 강하게 밀고 들어갔다. 큰 체격과 긴 리치를 앞세워 우식을 로프로 몰았고, 오른손 펀치로 챔피언을 흔들었다. 우식은 평소처럼 거리와 리듬을 장악하지 못했다. 3라운드에는 베르호벤의 강한 보디샷에 불편한 반응을 보였고, 중반 이후에도 압박을 쉽게 풀어내지 못했다.

충격적인 장면은 7라운드에 나왔다. 베르호벤의 왼손 훅이 우식의 턱에 꽂혔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크루저급과 헤비급을 모두 정복한 우식이 무릎을 꿇었다. 이어진 오른손도 우식의 안면을 스쳤다. 관중석은 술렁였다. 킥복싱 출신 도전자가 복싱 최고 챔피언을 흔드는 장면이었다.
우식은 9라운드와 10라운드에도 고전했다. 베르호벤은 거칠지만 효과적인 압박으로 우식의 움직임을 제한했다. 몸통 공격도 통했다. BBC는 베르호벤이 긴 시간 동안 적극적인 공격수였고, 우식이 평소답지 않게 무거워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경기가 중단될 당시 채점표도 충격적이었다. 두 명의 심판은 95-95 동점, 한 명은 베르호벤의 96-94 우세로 채점했다. 우식이 결코 여유 있게 앞선 경기가 아니었다.
마지막 논란은 11라운드 종료 직전 터졌다. 우식은 뒤늦게 힘을 냈다. 왼손 어퍼컷으로 베르호벤을 코너에 몰아넣었고, 도전자를 다운시켰다. 베르호벤은 카운트를 넘기고 일어났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라운드 종료까지 1초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심판 마크 라이슨이 경기를 중단했다. 베르호벤은 의식이 있었고, 라운드를 버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장과 온라인에서는 “너무 이른 중단”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베르호벤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경기 뒤 “중단이 너무 빨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정은 내 몫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12라운드까지 가거나 마지막까지 싸울 기회를 원했다”고 밝혔다. 우식은 “힘든 경기였지만 좋은 경기였다”고 말했지만, 승리의 뒷맛은 개운하지 않았다.

이 장면은 2023년 퓨리-은가누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UFC 헤비급 챔피언 출신 은가누는 복싱 데뷔전에서 퓨리를 다운시키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퓨리는 판정승을 거뒀지만, 사실상 체면을 구겼다. 이후 앤서니 조슈아가 은가누를 2라운드 KO로 정리하면서 복싱 헤비급의 자존심을 일부 회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식이 킥복싱 출신 베르호벤에게 고전하면서 다시 같은 논란이 반복됐다.
물론 우식은 무패 기록을 지켰다. 공식 기록도 승리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우식의 경력에서 보기 드문 흠집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복싱 초보에 가까운 킥복서에게 중반까지 밀렸고, 채점표에서도 확실한 우세를 잡지 못했다. 마지막에는 심판의 조기 중단 논란까지 붙었다.
헤비급 복싱은 여전히 최고의 돈과 관심이 몰리는 무대다. 그러나 최근 크로스오버 파이터들이 정통 복서들을 흔드는 장면이 잇따르고 있다. 퓨리가 은가누에게 고전했고, 우식도 베르호벤에게 벼랑 끝까지 몰렸다. 챔피언 벨트는 지켰지만, 헤비급 복싱의 자존심은 또 한 번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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