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거쳐 우승까지… 역대 최고 상금 품었다

천안/최수현 기자 2026. 5. 25.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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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호, 코오롱 한국오픈 새 역사

남자 골프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코오롱 제68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양지호(37)가 나흘 내내 선두를 지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을 거쳐 본선 출전 자격을 획득한 선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한국오픈 사상 처음이다.

양지호가 24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CC에서 열린 코오롱 한국오픈 최종 라운드 3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예선을 거쳐 출전해 우승 상금 7억원의 주인공이 된 그는 “임신 중인 아내가 갤러리로 경기를 지켜봐줘 마음이 따뜻했다”고 말했다. /AFP 연합뉴스

양지호는 24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7361야드)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를 쳤다. 2위 찰리 린드(스웨덴·5언더파)를 4타 차로 따돌렸다. 빠른 그린과 까다로운 핀 위치로 무장한 우정힐스에서 최종일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5명뿐이었다. 1라운드 1타 차, 2라운드 4타 차, 3라운드 7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린 양지호는 마지막 날 버디 2개, 보기 7개로 5타를 잃고도 넉넉하게 우승을 이뤘다.

2022년과 2023년 KPGA(한국프로골프) 투어에서 1승씩 거둔 양지호는 약 3년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우승 상금 5억원에 특별 우승 상금(보너스) 2억원까지 총 7억원을 거머쥐었다. 한국오픈은 코오롱과 대한골프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국내 최고 권위 골프 대회다. 올해 대회는 LIV골프에서 50만달러를 지원해 총상금 20억원, 우승 상금 7억원 규모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LIV 지원을 중단하면서 LIV가 지원 정책을 변경해 작년과 동일한 규모인 총상금 14억원(우승 상금 5억원)으로 조정됐다. 다만 대회 조직위원회가 출전 선수, 골프 팬들과 신뢰를 지키기 위해 특별 우승 상금 2억원을 추가했다.

양지호는 2023년 6월 한국·일본 투어가 공동 주관한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해 작년까지 양국 투어를 병행했다. 올해 한국오픈 출전권이 없어 대회를 앞두고 열린 예선을 통해 본선 무대를 밟았다. 대회 역사상 최다 우승 상금(보너스 포함)에 KPGA 투어 5년 시드, 2028년까지 아시안 투어 시드, 7월 영국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 디 오픈 출전권까지 손에 넣었다.

이번 대회 출전 자체가 쉽지 않았다. 지난 10일 전남 영암에서 열린 KPGA 파운더스컵 최종 라운드를 공동 2위로 출발해 공동 17위로 마친 그는 경기도 집까지 4시간 걸려 올라가는 길에 “기분이 너무 침울하고 몸도 힘들어서 한 주 쉴까 생각도 했다”고 한다. 한국오픈 최종 예선이 바로 다음 날이었다. “그런데 아내가 대리운전 기사님을 불러줘서 한국오픈 예선이 열린 강원도 춘천까지 10만원 내고 1시간 반 동안 푹 쉬면서 편하게 갔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예선 성적으로 15명이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결원이 생기면 예선 성적 기준으로 충원했는데, 양지호는 18위로 추가 예선 통과자가 됐다.

그의 아내는 그가 2022·2023년 우승했을 때 캐디를 맡아 트로피를 함께 들었다. 현재는 임신 중이어서 캐디백을 메지는 않았지만 갤러리로 이번 대회에 함께했다. 양지호는 “아내는 (캐디로) 코스에 나가면 다 맞춰주고 받아준다”며 “사실 미안할 때도 많았어요. 투정 부릴 때 많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너무 감사해요”라고 했다.

양지호는 이날 4라운드에서 8번 홀까지 1타를 잃었다. 버디만 5개 잡아낸 왕정훈이 4타 차로 그를 추격했다. 그러나 9번 홀(파4)에서 양지호가 칩인 버디에 성공한 반면 왕정훈은 보기를 기록했다. 왕정훈은 10번 홀 보기, 11번 홀 더블보기를 추가하면서 더 이상 따라잡지 못했다. 왕정훈은 배상문과 나란히 공동 3위(4언더파)로 마쳤다.

양지호는 난도 높은 우정힐스를 공략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실수가 나와도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아이가 생기니 책임감도 생기고 평정심도 잘 유지된다”는 그는 “5년 시드를 획득해서 올해 말 태어날 아이와 투어를 같이 다닐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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