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들썩인 '21살' 테니스 소녀…"파퀴아오급 국민 영웅 예약" ESPN도 감탄→"가능성을 믿게 만들었다" 세계 29위까지 폭풍 질주

박대현 기자 2026. 5. 25.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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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사 이알라가 테니스 불모지 필리핀의 새로운 '국민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 알렉스 이알라 SNS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테니스 불모지 필리핀에 새로운 '국민 영웅'이 떠오르고 있다.

필리핀 여자 테니스의 희망 알렉스 이알라(21)가 에프렌 레예스(당구)-매니 파퀴아오(복싱)-히딜린 디아스(역도)-카를로스 율로(기계체조)가 이어온 자국 스포츠 영웅 계보를 물려받을 채비를 마쳤다.

ESPN은 24일(한국시간) "필리핀은 언제나 체육계가 배출한 국민 영웅과 함께해 온 나라였다"면서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국민 기대가 하늘을 찌른다. (그래서인지) 스포츠 히어로가 많다. 디아스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여자 역도 55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필리핀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율로는 2024년 파리에서 남자 기계체조 마루운동과 도마 정상에 올라 자국 최초의 올림픽 다관왕 새 역사를 썼다"고 적었다.

"평소에도 스포츠 스타를 향한 열기가 매우 뜨겁다. ‘당구 전설’ 레예스가 경기에 나설 때면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복싱 영웅’ 파퀴아오는 링에 오르는 순간 평범한 하루가 국가적 이벤트로 전환된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이름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바로 필리핀 테니스의 희망 이알라"라며 2005년생 재원을 소개했다.

그간 필리핀에서 테니스는 대중과는 다소 거리가 먼 스포츠로 여겨졌다.

하나 이알라는 세계 최고 '테니스 전장'인 WTA에서 필리핀 국기를 휘날리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

24일에 스물한 번째 생일을 맞은 그는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다.

2022년 US오픈 주니어에서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해 처음 존재감을 드높인 젊은 피는 이제 명실상부 필리핀 스포츠 새 세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부상한 분위기다.

▲ 그간 필리핀에서 테니스는 대중과는 다소 거리가 먼 스포츠로 여겨졌다. 하나 알렉스 이알라는 세계 최고 '테니스 전장'인 WTA에서 필리핀 국기를 휘날리며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해 마이애미오픈은 이알라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대회였다.

호주오픈 챔피언 매디슨 키스(미국)와 메이저 대회 6회 우승에 빛나는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잇달아 꺾고 4강에 오르는 '대형 사고'를 쳤다.

이후에도 꾸준히 WTA 랭킹을 끌어올리며 상승세를 이어 갔다.

지난 시즌 에알라는 41승 26패란 뛰어난 성적을 수확했다.

올 시즌도 순항 중이다. 18승 12패를 쌓아 커리어하이인 세계 랭킹 29위까지 도약했다.

특히 하드코트에서 26승(16패)을 쓸어 담아 '아크릴 싸움터'에서 일가견을 발휘했다.

이 중 가장 인상적인 승첩은 단연 지난해 US오픈이다.

세계 21위 클라라 타우손(덴마크)을 풀세트 접전 끝에 눌러 생애 첫 메이저 본선 승리를 신고했다.

올 시즌 WTA 1000급 대회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두바이 듀티프리 테니스 챔피언십 8강에 오른 데 이어 인디언웰스와 마이애미오픈에서도 연속 16강행에 성공했다.

두바이에선 톱10 랭커 재스민 파올리니(이탈리아)를 일축했고 인디언웰스에선 코코 고프(미국)를 상대로 1세트 6-2, 2세트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기권승을 따냈다.

▲ 출처| 'Muguruza' SNS

다만 ESPN은 "이알라가 필리핀 사회에 던진 가장 큰 메시지는 (어쩌면) 이러한 승전고가 아닐지 모른다.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 것이 가장 거대한 유산일 수 있는 것"이라 짚었다.

"지난 수십 년간 필리핀에서 테니스는 일부 소수만 즐기는 비주류 종목이었다. 세계 무대서 꾸준히 경쟁하는 필리핀 랭커를 상상하긴 쉽지 않았다"면서 "하나 이알라가 이 같은 인식에 균열을 내고 있다"며 성적 이상의 발자취를 남기는 인물로서 이알라를 분석했다.

선수 인터뷰를 읽어도 ESPN 해석은 힘을 얻는다.

이알라는 지난해 필리핀 여자 선수 최초로 US오픈 본선 직행 티켓을 따냈다.

소감을 묻는 말에 그는 "내가 길을 열 수 있단 사실이 정말 기쁘다. 필리핀을 세계 테니스계에 알릴 수 있어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며 "조국에 돌려줄 수 있는 건 영감을 주는 것뿐"이라 말했다.

영향력은 실제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오픈 개최가 성사됐고 현지에서도 테니스를 향한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알라는 언제나 필리핀 국기를 가슴에 품고 뛴다.

그는 US오픈에서 타우손을 꺾은 뒤 “조국을 대표한단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 덕분에 내가 하는 일이 단순히 개인의 도전을 넘어선 의미를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도 이알라를 향한 응원 열기가 뜨겁다.

호주오픈에선 그의 1회전 경기를 보기 위해 팬들이 몰려들면서 6코트 입장이 어려울 정도였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카타르 도하 등 중동 지역에서 대회가 열릴 때면 현지에서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가 관중석을 가득 메우고 국기를 흔들며 열렬히 응원한다.

이알라는 “팬들 성원 덕분에 매 경기가 더욱 특별해진다. 이런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르는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벅차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 전 세계 곳곳에서도 알렉스 이알라를 향한 응원 열기가 뜨겁다. 호주오픈에선 그의 1회전 경기를 보기 위해 팬들이 몰려들면서 6코트 입장이 어려울 정도였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카타르 도하 등 중동 지역에서 대회가 열릴 때면 현지에서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가 관중석을 가득 메우고 국기를 흔들며 열렬히 응원한다. ⓒ 알렉스 이알라 SNS

매체에 따르면 시차가 큰 나라에서 대회가 열려도 필리핀 팬들은 밤을 새워 이알라 경기를 본다.

일부 경기는 필리핀 시간으로 한밤중이나 새벽에 열리지만 팬들이 생중계를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알라 역시 이 같은 자국민들 열정을 잘 알고 있다.

두바이에서 세계 32위 소라나 크르스테아(루마니아)를 꺾은 뒤 자신의 SNS에 “늦게까지 응원해줘서 고마워요. 이제 집에 갑니다”라며 필리핀어로 자국 팬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남겼다.

이제 이알라는 커리어 2번째 프랑스오픈 여정에 나선다.

대진이 녹록잖다.

1회전 상대가 자신의 절친이자 과거 복식 파트너인 이바 요비치(미국)다. 서로를 훤히 아는 만큼 까다로운 승부가 예상된다.

다만 올해 여러 WTA 1000급 대회에서 상위 라운드에 발을 디디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톱10 랭커를 연파해 자신감을 끌어올린 만큼, 지난해보다 훨씬 강한 믿음을 안고 롤랑가로스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ESPN은 "이알라는 자기 레거시만을 위해 싸우는 선수가 아니다. 그는 필리핀 국민과 체육인에게 ‘무엇이 어디까지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인물"이라며 코트 안팎으로 육중한 존재감을 뽐내는 2005년생 테니스 샛별 커리어를 흥미로워했다.

▲ ESPN은 "이알라는 자기 레거시만을 위해 싸우는 선수가 아니다. 그는 필리핀 국민과 체육인에게 ‘무엇이 어디까지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인물"이라며 코트 안팎으로 육중한 존재감을 뽐내는 2005년생 테니스 샛별 커리어를 흥미로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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