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 넘은 스타벅스에 도 넘은 정부 대응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스타벅스코리아가 2년 전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사이렌 머그잔’을 출시했다며 “악질 장사치의 패륜 행위”라고 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24년 4월 16일 ‘사이렌 클래식 머그’라는 새로운 머그잔 시리즈를 출시했다. 사이렌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배를 난파시키는 존재인데, 이를 알고도 일부러 세월호 참사 날에 맞춰 이 상품을 내놓은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에도 스타벅스코리아가 ‘탱크데이’ 마케팅을 진행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며 공개 비판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의도성이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그렇다고 비판을 면할 수는 없다. 특히 5월 18일에 5·18을 폄훼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홍보 수단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그 자체로 책임을 묻게 된다.
이 대통령이 비판한 ‘사이렌’ 상품은 2023~2025년 80개 이상 출시됐다고 한다. 사이렌은 1971년 스타벅스 창립 당시부터 로고로 사용된 상징물이며 여러 상품 명칭에 활용돼왔다. 특정 날짜에 출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하고 있지만, 조금 더 신중했으면 논란을 피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모 회사인 신세계그룹도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한다. 사건 직후 대표를 경질했고, 정용진 회장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스타벅스코리아에 대한 공격은 오히려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도 이 얘기를 꺼냈고, 정부 부처까지 나섰다. 행정안전부 장관은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촉구했고, 다른 부처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일선 스타벅스 직원들은 신변 안전 위협까지 느낀다고 한다.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일반 소비자를 비판하는 움직임도 있다. 한 뮤지컬 배우는 스타벅스 매장 방문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출연 중인 뮤지컬에서 하차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미 서울경찰청 수사를 받고 있다. 하루빨리 수사해 잘못이 있으면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다만 정권 전체가 한 기업을 몰아붙이는 분위기가 도를 넘는다는 느낌을 준다. 뭐든 지나치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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