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 셰프 모습에 깜짝”…박은영의 ‘스타셰프’ 필수조건[미담:味談]
“성실함과 본업에 대한 진심, 스타셰프의 조건”
“누와, 익숙함에 새로움 입힌 미식 추구”
![박은영 셰프. [JS C&I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4/ned/20260524232200357uanh.jpg)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스타는 대중의 꿈을 비추는 거울이다.”
찰리 채플린의 말만큼 스타의 존재를 잘 정의한 말이 있을까. 우리의 꿈을 대신한 동경의 대상,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하늘 위의 반짝이는 별 ‘스타’라 부른다.
한류에 전 세계가 열광하는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스타의 힘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그 영향력은 단순한 인기를 넘어 문화와 사회, 경제 전반으로 뻗어간다. 그중 가장 강력한 것은 문화적 영향력이다. 문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의 영역이다. 한번 마음속에 자리 잡은 문화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굉장히 무섭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 뒤, 애써 잊으려 해도 쉽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사회와 경제의 변화 역시 문화적 영향력 아래에서 가능하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뒤에야 사회를 움직일 수 있고, 경제적 가치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K팝 스타들의 선한 영향력이 사회를 바꾸고, 그들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 소비와 산업의 흐름까지 변화하는 모습을 목격해 왔다.
이제는 K푸드의 차례다. 아직 K푸드에 대한 세계적 관심은 초기 단계다. 그러나 분명한 건 세계가 한국 음식에 조금씩 매료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를 견인할 스타셰프가 필요하다. 스타셰프의 탄생은 곧 미식 문화의 확장이다. 과거 프랑스 미식의 전성기에도 그랬다. 오귀스트 에스코피에가 프랑스 요리를 세계 미식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듯, 오늘날 K푸드 역시 세계적 스타셰프의 등장이 절실하다.
![박은영 셰프. [인스타그램]](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4/ned/20260524232200590qlmp.jpg)
현재 한국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가진 스타셰프 중 한 명으로 박은영 셰프를 빼놓기 어렵다. 배우 같은 외모, 감추지 못하는 끼, 거침없는 언변, 그 무엇보다 탄탄한 요리 실력까지. 그는 스타셰프가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을 지니고 있다.
평소의 화려한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머리를 질끈 묶고 조리복을 입었을 때 그는 더욱 빛난다. 가냘픈 몸으로 치솟는 불 앞에서 거대한 웍을 휘두르는 모습은 묘한 긴장감과 극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아직도 왜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 주시는지 잘 모르겠어요. 굳이 이유를 찾자면, 젊은 여성이 중식을 하고 또 셰프가 춤을 춘다는 예상 밖의 반전 매력을 좋아해 주시는 것 아닐까요. 늘 신기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박은영 셰프는 스타셰프가 미식의 영역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스타셰프가 되면 자연스럽게 투자와 기회가 따라오고, 그것은 새로운 요리와 장르를 시도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셰프들 중에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도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시도조차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레스토랑도 결국 비즈니스니까요. 스타셰프가 되면 투자도 생기고 다양한 도전을 할 기회도 늘어나요.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 장르를 고민하는 것, 그게 스타셰프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한국의 스타셰프 문화는 시작 단계다. 일본과 유럽, 미국처럼 오랜 미식 문화를 가진 나라들과 비교하면 활동 무대나 영향력의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그러나 최근 K푸드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스타셰프 문화 역시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분명한 건 지금 한국의 스타셰프 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박은영 셰프. [JS C&I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4/ned/20260524232200844zbfv.jpg)
박은영 셰프는 스타셰프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로 ‘성실함’과 ‘프로의식’을 꼽았다.
“유명해지면 방송이나 행사처럼 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아져요.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많죠. 그래도 대중 앞에서는 피곤함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본업에 충실해야 해요. 방송 대기실에서 셰프들의 모습을 보면 방송과 달라 깜짝 놀라실 수도 있어요. 본업 때문에 정신이 없으시거든요. 사랑받는 스타셰프들의 공통점은 본업에 집중한다는 거에요. 결국 본업이 흔들리면 오래 사랑받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박은영 셰프가 처음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2015년 SBS 예능 프로그램 ‘강호대결 중화대반점’이었다. 당시 스물넷의 어린 여성 셰프가 중식 대가들 사이에서 웍을 잡고 요리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강렬한 장면이었다. 중식이 거칠고 남성적인 분야로 여겨지던 시절, 작은 체구의 그는 등장만으로도 기존의 인식을 흔들었다.
이후 다양한 방송을 통해 대중성과 실력을 동시에 인정받았지만, 그를 진정한 스타덤에 올려놓은 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였다. 후일담이지만, 박은영 셰프는 자신을 스타로 만든 이 프로그램에 출연을 1년 동안이나 고사했다고 한다. 그의 마음을 바꾼 건 스승 여경래 셰프였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부담이 정말 컸어요. 처음엔 절대 안 한다고 했죠. 그런데 여경래 선생님께서 ‘잃을 게 뭐가 있냐. 100명의 셰프와 친구가 된다고 생각하고 다녀와라’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 말을 듣고 도전하게 됐어요.”
![박은영 셰프의 중식 레스토랑 누와. [누와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4/ned/20260524232201095zazh.jpg)
박은영 셰프가 중식을 택한 건 조리학과 학생이던 대학생 때, 중국에 교환학생을 보내준다는 말 때문이었다고 한다. 엉뚱한 그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일화다. 그렇게 선택한 중식이었지만, 홍콩으로 유학을 떠날 만큼 요리를 대하는 태도는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진지했다.
“중식은 화려하고 역동적인 요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굉장히 섬세하고 정교한 세계예요. 오히려 여성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홍콩에서 현지 중식을 경험하면서 그런 매력을 더 깊게 느꼈어요.”
![박은영 셰프의 오리 바비큐. [누와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4/ned/20260524232201388ygjc.jpg)
박은영 셰프는 루이와 노보텔 엠베서더 호텔 강남의 홍보각 등을 거쳐 올해 초 자신의 레스토랑 누와를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동파육 만두’, ‘빵빵지’, ‘양갈비 볶음’, ‘광동식 오리바비큐’ 등 일반 중식당에서는 접하지 못한 박은영 셰프만의 이색적인 중식을 맛볼 수 있다. 박은영 셰프는 누와의 매력을 ‘익숙한 듯 하지만 색다른 미식’이 누와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너무 특별한 것을 추구하지는 않아요. ‘누와에 가면 세상에 먹을 수 없던 중식을 먹을 수 있다’ 이건 아니에요. 익숙한 음식에 다름이 얹어진, 그 색다름을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추구하고 있어요. 조금씩 변화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는 식당이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박은영 셰프의 볶음밥. [누와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4/ned/20260524232201675jjui.jpg)
박은영 셰프를 통해 바라본 스타셰프는 단순히 유명한 요리사가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K푸드의 시대를 써 내려가고 있다. 어쩌면 스타셰프란 가장 치열한 방식으로 시대의 입맛을 바꾸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그들이 만들어낸 음식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기억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문화가 된다. 우리가 스타셰프에게 응원을 보내야 할 이유는 이로써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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