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호, 한국오픈 새역사…“힘들어 쉴까 했는데, 대리기사 불러 준 아내 덕”
‘와이어 투 와이어’도 달성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 역사상 최초로 예선을 거쳐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린 양지호(37)는 역사적인 우승을 아내 김유정 씨 덕으로 돌렸다.
양지호는 24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제68회 한국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7개로 5오버파 76타를 쳤다. 하지만 3라운드까지 넉넉하게 타수를 벌려놓은 터라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찰리 린드(스웨덴·5언더파 279타)와는 4타 차다.
양지호의 이번 대회 우승은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다. 대회 전까지 올 시즌 최고 성적이 KPGA 파운더스컵의 공동 17위였던 양지호는 한국오픈 출전권이 없었다. 유일한 방법은 10일 전남 영암에서 KPGA 파운더스컵을 끝내자마자 11일부터 이틀간 강원 춘천에서 열린 한국오픈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었다.


“신기할 정도로 모든 기운이 내게 온 것 같았다”는 말처럼 그는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질주했다. 2라운드에서도 선두를 유지했고, 3라운드가 끝났을 때 7타차 선두였다. 그리고 마지막 날 다소 주춤했지만 우승을 지켜내며 ‘와이어 투 와이어(라운드 내내 1위)’ 우승을 차지했다. 양지호는 우승 상금 5억 원에 특별 보너스 2억 원, 그리고 메이저대회 디 오픈 출전권까지 따냈다.


양지호는 “힘들 때마다 아내와 곧 세상에 나올 무럭이(태명) 생각을 하면서 버텼다”며 “올해 시드를 잃었다면 아기에게 제가 투어에서 뛰는 모습을 못 보여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5년 시드를 받게 돼 아이와도 함께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양지호는 9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러프에 빠뜨렸으나 다소 강하게 친 어프로치샷이 깃대를 맞고 그대로 홀로 들어가 칩인 버디로 이어지는 등 행운도 따랐다. 양지호는 “솔직히 한국오픈 우승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큰 시합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뤄 (우승을) 해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E1 채리티 오픈에서는 짜라위 분짠(27·태국)이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우승했다. 태국 출신 선수가 KLPGA 정규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분짠이 처음이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 원.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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