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병원보다 좋아요" 브라질 이민 1세대를 위한 특별한 진료소
[앵커]
브라질 상파울루 한인들이 모여 사는 봉헤치로에서는 매달 특별한 진료소가 문을 엽니다.
언어 장벽 때문에 병원 문턱조차 넘기 힘들었던 이민 1세대 어르신들을 위해 한인 전문직 후배들이 팔을 걷어붙인 건데요.
낯선 땅에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온 브라질 한인 사회 60년의 저력 함께 보시죠.
[리포터]
[진료소 찾은 동포 : 심장이 조금 안 좋은 거 같아요.]
[의료 자원봉사자 : 오늘 심장과 선생님 오셔서요, 그 선생님한테 보내드릴게요.]
브라질 한인 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 그리고 변호사들이 뜻을 모아 만든 '나눔 클리닉' 현장입니다.
혈압과 혈당 체크부터 전문 의료 상담, 구강 검진까지 모두 우리 말로 진행됩니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이 특별한 진료소에는 이번에도 동포 40여 명이 찾아와 진료 혜택을 받았습니다.
언어 장벽 탓에 현지 병원을 찾기 어려웠던 이민 1세대 어르신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행사입니다.
[이진배 / 진료받은 동포 : 다른 데는 가면 말이 안 통하고, 불편해요. 그런데 여기 오면 한 달마다 진료를 해주니까 아주 편하고 좋아요. 그리고 잘해줘요.]
[홍보미 / 의사 : 저희 부모님이 이민자이시기 때문에 이민하면 되게 힘든 일을 겪는 게 많잖아요. 그리고 언어 장벽도 있어서 1세대 분들 도와드리려고 이제 나오고 있습니다.]
이민 1세대가 일궈온 공동체에 보답하려는 차세대 전문직들의 봉사활동인데 여기에 세계 한민족 여성네트워크(KOWIN) 브라질 지부의 따스한 손길도 더해졌습니다.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올해부터는 동포들이 필요한 것을 직접 살 수 있도록 상품권을 준비해 나눔의 실용성을 높였습니다.
[김정애 /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 우리 회비에서 모아서, 또 한인회도 도와서 다달이 이분들한테 전해 드리고 있어요.]
한인 사회의 자생적인 나눔 모델에 현지 정부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상파울루 시는 한인 의료진이 공공 보건소와 연계해 활동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마르코스 비니시우스 발레리오 / 구청장 : 이러한 사회 공헌 활동은 상파울루 시에서 매우 환영받습니다. 정부 조직만으로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우리 정부의 관심도 이어졌습니다.
현장을 찾은 주상파울루 총영사관은 한인 사회의 전문성이 현지 의료 시스템과 더 긴밀히 연결되도록 가교 역할을 약속했습니다.
[채진원 / 주상파울루 총영사 : 한인사회 그리고 어르신들이 더 많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우리 총영사관에서도 그렇게 연결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린 지 어느덧 63년.
이제는 스스로 배출한 전문 인력들이 고령의 이민 1세대를 보듬으며 이민 공동체의 새로운 미래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YTN 최가영(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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