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롤러코스터 탄 세계 증시…“조정은 필연적, 변동성을 수익으로 바꾸려면”

김지윤 2026. 5. 2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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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드자산운용 프랭크 비앙코·사라 조지 인터뷰
주식의 수익률과 채권의 안정성 ‘헤지드 전환사채’
종목 뿐 아니라 투자 유형 다각화 강조
프랭크 비앙코 매니저 [라자드자산운용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세계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는 등 글로벌 증시가 호황기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올 들어 뉴욕증시의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사상 처음으로 7500선을 돌파하는 등 지난 21일까지 7.9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85.45% 급등하며 ‘꿈의 고지’인 8000선을 밟기도 했다.

역대급 상승 랠리가 펼쳐지고 있지만 중동 분쟁과 에너지 리스크, 인플레이션 등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특히 코스피의 경우 하루새 8% 넘게 폭등하고, 또 하루새 12% 넘게 급락하는 등 역대급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자산 가격의 급등락이 심해지고 미래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불확실성을 자양분 삼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만난 프랭크 비앙코와 사라 조지 라자드자산운용 글로벌 헤지드 전환사채 전략 담당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증시 조정은 필연적”이라며 변동성 장세를 위한 대안으로 ‘헤지드 전환사채’를 강조했다.

불확실성 자체가 수익의 원천

1970년 설립된 라자드자산운용은 금융 및 자산관리 회사 라자드의 자회사다. 20개국에서 작년 말 기준 약 37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며,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 포트폴리오 운용 및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앙코와 조지 매니저는 글로벌 헤지드 전환사채 전략을 담당하는 운용역이다. 비앙코의 경우 34년, 조지의 경우 15년의 투자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다. 두 매니저가 한국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최근 한국을 비롯해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기회가 크다고 보고 있다.

비앙코 매니저는 최근 증시 상황에 대해 “잠재력은 제한된 반면 리스크는 계속해서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은 경제 성장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인플레이션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고, 극소수의 기술 종목에만 지수 성과가 집중되는 등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며 “유럽은 중동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축인 중국은 5% 수준의 성장을 보이고 있으나 디플레이션 환경으로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봤다.

한국 또한 대표적인 에너지 수입국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변동성의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특정 반도체 종목에 치우친 시장 역시 우려 요소다. 이 같은 장세에서는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 인버스 등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러면서도 이같은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활용할 수 있는 ‘헤지드 전환사채’ 전략을 강조했다. 이 전략은 하나의 기업 내에서 전환사채는 ‘롱(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주식은 ‘숏(공매도)’으로 가져가 헤지된 한 쌍(Hedged Pair)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라자드 자산운용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사채를 말한다. 주식시장이 나쁠 땐 만기까지 채권으로 가지고 있어 ‘표면금리’ 만큼 상환받을 수 있는 반면, 주가가 오를 땐 주식으로 바꿔 팔 수 있으므로 높은 시세차익을 올릴 수도 있다.

다만 주가가 폭락해 기업가치가 곤두박질치면 채권 가격도 어느정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그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해 돈을 버는 것이다. 오를 것에 베팅하는 채권과 내릴 것에 베팅하는 공매도를 동시에 쥐고 있는 수익구조인 셈이다.

특히 기업의 주가가 요동칠 때 주식과 채권 가격 사이 불균형이 발생하고, 이때가 라자드 자산운용이 보는 기회의 타이밍이다.

사라 조지 매니저 [라자드자산운용 제공]
종목 뿐 아니라 투자 유형도 다각화해야

조지 매니저는 “헤지드 전환사채 전략은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변동성 일드(Volatility Yield)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며 “주가가 오를 때는 롱 포지션인 전환사채가 주식 상승의 수혜를 입고, 반대로 폭락장이 발생할 때는 숏 포지션에서 이익이 발생해 전환사채의 신용 리스크를 현격히 상쇄해 준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투자자라면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해야 하지만, 라자드자산운용의 경우 특정 입장을 취하지 않고, 불확실성 자체를 수익화하는 전략이다.

그간 성과는 좋았다. 실제로 2007년 6월 펀드 설정 이후 현재(2026년 3월)까지 해당 전략의 연환산 수익률은 7.5%, 연간 변동성은 3.3%에 불과했으며, 펀드의 수익률 평가 지표인 샤프 지수(Sharpe Ratio)는 1.7을 기록했다. 샤프지수는 펀드가 한 단위의 위험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얻은 초과 수익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값이 클수록 좋다. 보통 1이 넘으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위기 상황에서의 방어력은 더욱 돋보였다. 설정 이후 S&P 500 지수가 최대 -50.9%의 낙폭을 기록하고 이를 회복하는 데 48개월이 걸린 반면, 라자드 전략의 최대 낙폭은 -16.3%에 그쳤고, 4개월 만에 손실을 회복했다.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전환사채 발행사들은 주로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전체 시장의 64%를 북미 지역이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전체의 18%, 유럽은 12%를 차지한다. 일본의 경우 3%, 한국은 약 1%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조지 매니저는 “헤지드 전환사채 자산군은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발행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외 시장에서 유기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고, 아시아 지역에 상당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포트폴리오 구축에 있어 ‘투자 유형’ 다각화도 강조했다. 비앙코 매니저는 “단순히 종목을 다변화하는 데서 나아가 투자 유형을 다각화해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며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서는 전통적인 주식 60%, 채권 40%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우리의 전략과 같은 상품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면서 변동성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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