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피도 피부다, ‘스키니피케이션’이 이끈 K-헤어케어의 글로벌 전성시대
최근 글로벌 뷰티 트렌드를 관통하는 빅 키워드의 하나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이다. 스키니피케이션이란 모발이나 두피, 바디 등 신체의 다른 부위도 얼굴 피부를 관리하듯 정교하고 세심하게 케어하는 뷰티 트렌드다. 이전의 헤어케어가 깨끗하게 세정하고 즉각적인 부드러움을 주는 것에 그쳤다면, 스키니피케이션 시대의 헤어케어는 ‘두피 환경의 본질적인 개선’에 집중한다. 두피 역시 얼굴 피부의 연장선이며, 건강한 두피에서 건강한 모발이 자란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변화는 헤어 제품에 배합되는 성분의 고도화로 극명하게 나타난다. 과거에는 페이셜 스킨케어 제품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히알루론산, 살리실산(BHA), 나이아신아마이드, 세라마이드, 펩타이드 등의 효능 성분들이 이제는 샴푸, 토닉, 에센스 등 헤어 제품의 핵심 성분으로 리스트업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찰랑이는 머릿결’이라는 감성적인 문구에만 현혹되지 않는다. 제품 뒷면의 전성표를 분석하며 자신의 두피 타입이 지성인지 건성인지, 혹은 민감성인지를 따지고 얼굴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을 고를 때만큼이나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트렌드의 변화는 단순히 성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관리의 단계 또한 페이셜 케어만큼이나 다양해지고 정교해졌다. 두피 각질을 제거하는 스칼프 스크럽이나 스케일러로 시작해, 두피 타입에 맞는 샴푸를 사용하고,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는 마스크를 거쳐, 타월 드라이 후 두피 장벽을 강화하는 토닉이나 세럼을 바르고 모발 끝에 오일을 얹는 다단계 ‘헤어 루틴’이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K-뷰티의 영토 확장, 스킨케어를 넘어 헤어 케어로
스키니피케이션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시프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뉴 블루 오션이 됐다. 거대한 기회의 문을 열어주었다. 기발한 제형, 시트 마스크의 대중화, 천연 성분의 영리한 활용 등으로 세계 시장을 리드해 온 K-뷰티가 ‘스킨케어 메커니즘’을 헤어 제품에 그대로 이식하기 시작하자, 글로벌 소비자들도 뜨겁게 반응했다.

그동안 글로벌 헤어케어 시장은 서구권의 대형 전통 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이들 브랜드는 대개 강력한 세정력이나 모발 코팅 중심의 단순한 기능성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스키니피케이션 열풍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두피 건강’과 ‘성분의 안전성’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서구권 브랜드들의 한계가 드러났다. 바로 이 지점을 K-뷰티가 파고들었다. 한국 브랜드들은 페이셜 스킨케어 분야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극이 적으면서도 두피 장벽을 보호하고 모발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제품들을 쏟아내며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특히 소셜 미디어(SNS)의 발달은 K-헤어 제품의 글로벌 인기를 가속화하는 에픽센터가 되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한국 여성들의 건강하고 윤기 나는 머릿결의 비결로 한국식 다단계 두피 케어 루틴이 이슈를 일으켜왔다. 전 세계 인플루언서들이 한국의 헤어 스파를 방문해 두피 스케일링을 받는 영상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K-뷰티 특유의 세심하고 과학적인 관리 방식에 대한 동경이 극대화되었다.
한국의 헤어케어 제품들은 대기업과 인디 브랜드에 거쳐 글로벌 유통 채널에서 뉴웨이브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 아마존, 세포라, 일본의 큐텐(Qoo10)과 로프트(Loft), 유럽의 주요 뷰티 편집숍 등에서 한국의 샴푸, 두피 세럼, 헤어 식초 등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탈모 완화 및 두피 건강을 위한 스칼프 세럼, 토닉, 기능성 샴푸
글로벌 뷰티 그루들에 가장 신선한 충격을 준 헤어케어 제품은 두피에 직접 바르는 세럼과 토닉, 그리고 고기능성 탈모 샴푸이다. 얼굴에 세럼을 바르듯 두피에도 고농축 영양을 공급한다는 개념 자체가 이들에게는 혁신적으로 다가왔다. 닥터포헤어 ‘폴리젠 토닉’은 글로벌 드럭스토어와 뷰티 플랫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두피 영양제다. 두피 장벽을 강화하고 모근에 직접 영양을 공급하여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필수 두피 세럼으로 자리 잡았다. 닥터그루트 ‘스칼프 레바이탈라이징 솔루션’ 라인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모발이 두꺼워지는 샴푸 및 두피 에센스’로 바이럴 되며 수천만 개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바이오틴, 프리바이오틱스 등 스킨케어급 성분을 가득 담아 북미 소비자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했다.

려(Ryo) ‘루트젠(Root:Gen) 스칼프 케어’ 라인은 아모레퍼시픽의 오랜 두피 연구와 전통 한방 성분(Ginseng Technology)을 결합한 브랜드로, 아시아를 넘어 북미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끈적이지 않고 산뜻하게 흡수되는 제형 기술력 덕분에 일상생활 중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글로벌 평점 사이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요인이다.

전통과 현대의 영리한 만남 헤어 식초 & 약산성 유기농 케어
물적 특성상 석회수가 섞인 물을 사용하는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서 한국의 헤어 식초가 사랑받고 있다. 석회수로 감은 머리카락은 쉽게 건조해지고 두피에 잔여물이 남아 트러블을 유발하기 쉬운데, 약산성의 식초 성분이 이를 효과적으로 중화해 주기 때문이다. 어퓨(A’pieu)와 쿤달(KUNDAL)의 헤어 식초는 식초 특유의 시큼한 냄새를 제거하고 싱그러운 과일 향이나 허브 향을 입히며 두피 진정 성분을 추가하여 부드러운 사용감을 완성했다. 샴푸 후 마지막 단계에서 두피에 뿌리고 헹궈내는 직관적인 사용법과 즉각적인 두피 청량감은 글로벌 뷰티 중독자들의 필수 루틴이 되었다.

또한 애경산업 ‘알피스트(Alpist)’는 성분의 안전성을 극대화한 내추럴 헤어케어 브랜드로, 최근 폴란드의 최대 드럭스토어인 ‘로스만(Rossmann)’ 등 유럽 현지 매장에 성공적으로 입점하며 유럽 내 스키니피케이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극적인 머릿결 변화와 데일리 케어를 선도하는 고기능성 트리트먼트 & 헤어 오일
기존의 무겁고 꾸덕한 크림 타입 트리트먼트와 달리, 한국의 혁신적인 포뮬러 기술이 들어간 제품들은 해외 소비자들에게 시각적 재미와 놀라운 효능을 동시에 선사했다. 어노브(UNOVE) ‘딥 데미지 트리트먼트 EX’는 단백질과 식물성 오일을 다량 배합하여 손상된 모발을 실크처럼 매끄럽게 가꾸어 주는 제품으로, 일본 큐텐(Qoo10) 및 글로벌 역직구 채널에서 연일 1위를 기록하며 ‘글래스 헤어(Glass Hair)’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미쟝센 ‘퍼펙트 세럼’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헤어 오일 시장의 강자가 됐다. 미국 아마존의 최대 쇼핑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에서 헤어 스타일링 오일 부문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고가의 글로벌 전문 헤어 브랜드를 제치고 압도적인 가성비와 제품력으로 글로벌 뷰티 마켓의 선택을 받았다. 코스알엑스(COSRX) ‘펩타이드-132 우트라 퍼펙트 헤어 본딩 트리트먼트’는 분자 수준에서 모발 손상을 개선하는 펩타이드 기술을 적용해, 기존 스킨케어 충성 고객들을 헤어케어 영역으로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다.

스키니피케이션 유행이 몰고 온 헤어케어의 진화는 단기적인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뷰티 산업의 하나의 카테고리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뷰티 마켓에서K-뷰티가 보여준 압도적인 성공 방정식이 헤어케어 스페이스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이지 않는 두피의 건강을 먼저 챙기는 한국식 웰니스 뷰티가 앞으로도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의 헤어 루틴을 끊임없이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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