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스라엘군, 구호선단 활동가에게 성폭력까지 저질렀다니

이스라엘 당국에 체포됐다가 추방된 가자지구 구호선단 활동가들이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스라엘군이 활동가들을 학대·조롱하는 영상이 공개된 데 이은 것이어서 국제사회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구호선단 ‘글로벌 수무드 플로틸라’ 측은 “강간을 포함해 최소 15건의 성폭력이 발생했다”며 “활동가들은 근거리에서 고무탄을 맞았고, 수십명의 뼈가 부러졌다”고 밝혔다. 귀국한 한국인 활동가들도 구타를 당하는 등 이스라엘군의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반인도적 만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행태는 용인할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섰다. 국제사회가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제인도법은 민간인과 민간 기반시설의 경우 모든 공격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인도주의 활동가와 관련 시설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이스라엘은 공해상에서 구호선단을 나포한 행위 자체만으로도 국제법 위반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인도주의 활동가들에게 고문이나 다름없는 폭력을 자행했다니 천인공노할 만행이 아닐 수 없다.
호주 활동가 줄리엣 라몬트는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감옥선” 내 화물 컨테이너에서 구타와 성폭력을 당했다고 했다. 실명 폭로가 잇따르는데도 이스라엘은 의혹을 부인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지난 22일 귀국한 한국인 활동가들도 이스라엘의 폭력을 증언했다. 김아현씨(활동명 해초)는 얼굴을 구타당해 한쪽 귀가 잘 안 들리는 상태이며, 김동현씨도 근육조직이 많이 파열됐다고 한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의 증언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측에 전달했고, 사실관계 확인 결과에 따라 사안의 심각성에 부합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적’ 언사에 그쳐선 안 된다. 자국민이 피해를 입은 만큼 분명한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자원봉사 가겠다는 제3국 선박을 나포해 체포·감금하는 게 타당한 일이냐”며 이스라엘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국무회의에 참석한 청와대·외교부 관계자들은 ‘국민 안전’과 관련된 사안임에도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입길에 올랐다. 외교당국도 기존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권국가로서 당당한 자세를 견지할 때 국익도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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