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고향 "북측" 호칭에 발끈…기자회견장 박차고 나갔다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6. 5. 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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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베르디에 승리 亞 정상
한국서 1주 일정 마치고 귀국
리유일 내고향여자축구단 감독이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참가를 위해 한국을 찾았던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우승 트로피와 함께 떠났다. 7년여 만에 이뤄진 북한 스포츠 팀의 방남에 시선이 모아졌지만, 정작 북한 선수들과 감독은 냉랭한 모습으로 한국에서의 일주일 일정을 마쳤다.

내고향축구단은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떠났다. 지난 17일 평양에서 출발해 베이징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내고향축구단 선수·관계자 35명은 23일 끝난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수원FC 위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를 잇달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상 처음 참가해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린 내고향축구단은 우승 상금 100만달러(약 15억원)를 거머쥐었고,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연이어 골을 터트렸던 팀 주장 김경영은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북한 선수들이 한국에서 경기를 치른 것은 2018년 12월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7년5개월여 만의 일이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로 남북 관계를 규정한 이후 첫 방남이었던 내고향축구단의 일거수일투족은 대회 기간 화제를 모았다.

한국에서는 200여 개 단체가 모인 공동응원단이 결성됐고, 이들은 지난 20일 준결승전과 23일 결승전 현장에서 내고향축구단에 응원을 보냈다. 내고향축구단이 우승을 확정한 뒤,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승을 차지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 여러분께 진심 어린 축하를 전한다"고 축전을 올렸다.

그러나 내고향축구단의 반응은 냉랭했다. 17일 입국 때부터 한국 취재진과 응원단의 인사 등에 일절 반응하지 않던 이들은 최대한 한국 인사들과 접촉을 피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급기야 23일 우승 팀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북측의 여자축구는 과거부터 수준이 높았다'는 취재진의 한마디에 리유일 감독이 말을 끊더니 고개를 떨구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회견장에 동석한 내고향 팀 통역관이 국호 사용과 관련해 다시 해줄 것을 요구했고, 리 감독이 "저 사람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한 뒤 갑자기 자리를 뜨고 기자회견을 일방적으로 끝냈다. 과거 남북 간 맞대결이 펼쳐질 때 사용하던 '북측' '북쪽'이라는 단어 자체가 불쾌하다는 반응이었다.

내고향축구단은 우승 팀 세리머니 때도 인공기를 들고 트랙을 돌며 자축했지만, 공동응원단 등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거나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24일 수원을 떠나 인천공항 출국장에서도 내고향축구단은 내내 말없이 굳은 표정을 보였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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