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성과급 나눌때 … 마이크론·TSMC 수십조 투자
삼성 합의안 투표자 다수가 DS
사업성과 10.5% 지급 가결될듯
TSMC '영업익 1%' 최소 규정
마이크론, 성과 따라 차등 지급
韓기업 투자 재원 줄어들 우려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임금 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투표 참여율이 이틀 만에 80%를 넘어서면서 최종 가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잠정합의안이 극적으로 마련되면서 노동조합의 총파업 위기는 우선 넘겼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잠정합의안에 포함된 '사업 성과 N%'를 고정 지급하는 성과급 제도가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2시에 시작된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참여율은 이틀째인 23일 80%를 넘어섰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되며 투표자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은 최종 확정된다.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 상당수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소속인 만큼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 이번 잠정합의안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사업성과의 N%를 특별 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하기로 못 박은 이례적인 조항 때문이다.
해외 주요 반도체 기업도 성과 공유 제도를 운영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영업이익이나 사업 성과의 일정 비율을 노사 합의로 장기간 공식화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방식을 처음 제도화한 기업은 SK하이닉스다. 영업이익의 10%를 전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지난해 실적에 따라 올해 초 약 1억5000만원(세전·연봉 1억원 기준)의 성과급을 받았다. 같은 산정 방식을 적용하면 내년에는 1인당 약 6억3000만원의 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방식과 삼성전자의 잠정합의안은 비슷해 보이지만 많은 차이가 있다.

SK하이닉스는 전액 현금으로 첫해 80%를 지급하고 10%씩 2년에 걸쳐 지급하는 데 반해 삼성전자는 전액 주식으로 지급한다. 다만 SK하이닉스도 직원 주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성과급의 최대 50%까지 자사주로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와 달리 별도의 매매 제한은 없다.
해외 기업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달리 사업 성과나 영업이익의 일정률을 장기 고정해 직원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이들 기업은 이사회 재량에 맡기거나 수익성, 전략 목표, 개인 성과 등을 종합해 현금·주식으로 보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TSMC는 정관상 연간 이익의 최소 1% 이상을 직원 이익 공유 상여금으로 배정하지만 실제 규모는 이사회가 승인한다. 지난해 성과급으로는 직원 9만여 명에게 2061억4592만대만달러(약 9조6000억원)를 지급했다. 이는 영업이익의 10.6% 수준으로 직원 1인당 약 1억1000만원을 수령했다.
마이크론은 회사 수익성과 전략 목표, 개인 성과를 함께 반영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수익성 목표와 전략 목표를 각각 6대4로 반영해 회계연도 종료 후 연 1회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현금 보너스와 주식 보상을 병행하지만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 수령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삼성전자 잠정합의안은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해 노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식을 만들었다"며 "다만 기준이 법인세를 제외한 당기순이익이 아닌 노사 합의 아래 이뤄지는 영업이익이 된다면 이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성과급 산정 방식은 기업의 투자 여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기를 맞아 설비 투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TSMC는 올해 설비 투자를 최대 560억달러(약 84조80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AI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장기적 성장 기회를 잡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론 역시 2026회계연도 설비 투자 규모를 250억달러(약 37조9000억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올해 1월 착공한 미국 뉴욕주 클레이 메가팹에 향후 20년간 최대 1000억달러(약 152조원)를 투자하는 데 이어 2027년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을 위한 설비 투자를 추가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 110조원 이상을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민기 기자 / 이덕주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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