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60% 써야 환불’ 약관 개정 검토··· 고민에 빠진 공정위

스타벅스의 선불카드 환불 조건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고조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0년째 유지해 온 상품권 표준약관 개정 검토에 착수했다. 그러나 환불 문턱을 낮추면 이른바 ‘카드깡’ 등 부정 사용이 우려되고, 귀책 사유에 기업의 도덕성이나 사회적 물의를 넣기엔 기준이 모호해 공정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선불카드 충전 금액의 60% 이상 사용해야 환불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공정위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이다. 공정위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해당 약관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24일 “60% 이상 사용해야 환불이 가능한 표준약관이 2015년 제정된 것인 만큼 이번 스타벅스 사태를 계기로 전반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현행 60%인 환불 조건을 다소 낮추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율을 크게 낮추거나 없애면 상품권을 즉시 현금화하는 ‘카드깡’ 등 부정 사용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카드깡은 음성적 현금 조달 수단, 카드 한도를 우회한 불법 현금화, 비자금 축적 수단 등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불 조건은 고객의 대규모 전액 환불 요구로 인해 발행 기업이 급격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을 방지하는 완충 장치 역할도 해왔다.
문제는 이번 스타벅스 사태처럼 기업의 사회적·도덕적 문제로 소비자가 이용을 거부하는 경우다. 현행 표준약관은 상품 제공 불가, 사용처 축소 등 발행자의 제한적인 귀책사유가 있을 때만 전액 환불을 허용하고 있어 소비자가 불매운동에 나서도 환불받을 근거가 없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기업의 명백한 잘못으로 소비자가 불매를 결심했음에도 추가 소비를 강요받는 구조”라고 비판한 이유다.
하지만 ‘사회적·도덕적 귀책사유’를 약관에 명시할 경우,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누가, 어떻게 기업의 귀책 여부를 판단하느냐는 것이다.
표준약관 개정이 스타벅스뿐 아니라 신유형 상품권을 취급하는 모든 업종에 일괄 적용된다는 점도 변수다. 스타벅스는 모두 직영점이라 상품권 환불의 영향도 본사에 국한되지만,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구조에서는 영세한 가맹점주가 환불 비용 전가나 본사의 공급 차질 등 피해를 볼 수 있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개정이 이뤄질 경우 신유형 상품권을 취급하는 모든 업종에 적용되는 사안인 만큼 업계와 소비자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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