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키이우 대규모 공습···젤렌스키 “오레시니크 사용 가능성” 경고하기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 대규모 미사일·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 사용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키이우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습을 받아 도심 곳곳과 정부 청사 인근, 주거지, 학교 등이 피해를 입었다. 현지 당국은 최소 2명이 숨지고 33명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공습경보 사이렌이 밤새 울렸고 공격으로 발생한 연기가 도시 전역으로 퍼졌다.
티무르 트카첸코 키이우 군사행정청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수도 내 여러 구역 약 40곳에서 피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키이우 시민인 스비틀라나 오노프리추크(55)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전쟁 기간 내내 이런 밤은 처음이었다”며 “22년간 일해온 시장이 파괴됐고 모든 것이 불탔다”고 말했다. 그는 “더는 키이우에 머물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3일 엑스에 “우리 정보기관은 미국·유럽 파트너들로부터 러시아가 오레시니크 미사일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전달받았다”며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복합 공격 준비 정황을 포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암나무’라는 뜻의 오레시니크는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으며 최대 5000㎞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2024년 11월 이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처음 사용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레시니크를 정밀 장거리 무기들과 함께 대량 사용하면 전략 핵무기에 필적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습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루한스크 공격을 ‘테러 행위’로 규정한 직후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23일 점령지 루한스크주 스타로빌스크(러시아명 스타로벨스크)의 학생 기숙사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국방부에 보복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이번 공격으로 학생 21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강하게 비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서방은 스타로벨스크 참사를 부인했다”며 “테러 공격이 없었고 모두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인간성을 잃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습 피해 현장을 외신 기자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우크라이나가 민간 인프라 시설을 공격했다는 조작된 정보가 러시아 언론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며 러시아 측 주장을 부인했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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