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에볼라 사망 200명 넘어…진원지 민주콩고서 환자 무더기 도주
콩고 몽브왈루서 의심환자 18명 혼란 틈타 도주
각국 에볼라 차단 비상…미국, 검역공항 추가지정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 진원지인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방역 현장 혼란이 커지면서 의심 환자들이 집단으로 도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AFP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민주콩고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에볼라 집단발병 사태의 의심 환자가 867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20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세계보건기구(WHO)는 민주콩고 에볼라 의심 사망자 숫자를 177명으로 발표한 바 있다.
WHO는 에볼라가 민주콩고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국가적 위험 수준을 기존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 보건기구들은 초기 검사에서 높은 양성률이 나타난 데다 의심 환자가 계속 늘고 있어 실제 감염 규모가 공식 집계 수치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번 집단발병 사태로 민주콩고와 우간다를 비롯해 앙골라, 부룬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총 10개국이 감염 확산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이 지역 주민들의 잦은 이동과 불안정한 치안이 질병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원지인 민주콩고 동부 지역에서는 방역 당국과 주민 간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이투리주 몽브왈루에서 당국의 통제 조치에 반발한 주민들이 천막 진료시설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환자들이 불길을 피해 대피하는 과정에서 에볼라 의심 환자 18명이 시설에서 도주해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에도 르왐파라 지역에서 가족 시신 수습을 금지당한 주민들의 반발 끝에 치료시설이 방화 피해를 입었다. AP통신은 “에볼라 사망자의 시신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며, 사람들이 매장을 준비하거나 장례식을 위해 모이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더욱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도 국경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에볼라 검역 강화 공항으로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이어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추가 지정했다. 미국은 이미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지역 방문 이력이 있는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일시 중단하고, 영주권 소지자라도 확산 지역 방문 이력이 있다면 미국 재입국을 제한했다.
영국의 경우 에볼라 발생 국가에서 영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 경로를 파악하고 감염 지역으로 이동하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확산 차단에 나섰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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