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협개혁, 사업구조 개편이 핵심
농림축산식품부가 당정 협의를 거쳐 농협개혁 1단계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주된 내용은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농협중앙회 중앙회·조합·지주·자회사를 통합 관리하는 외부 '농협감사위원회' 신설 등이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21일 강호동 회장 발표로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를 수용하기로 했다. '외부 농협감사위원회 신설'에 대해서는 중복 규제와 자율성 저해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내부 감사 기능 보완과 공론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앙회장을 조합원이 직선으로 뽑으면 농협이 농민에게 제대로 봉사하는 조직으로 바뀔 수 있을지 의문이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이사회 의장으로서 농협금융지주·농협경제지주와 33개 계열사 인사권을 사실상 행사하고, 농업사업지원비 배정 영향력 등을 가진다. 지금도 중앙회장의 권한이 큰데 조합원 직선으로 뽑히면 정당성을 바탕으로 더 큰 힘을 행사할 수도 있다.
감사위원회를 독립 법인으로 설치하고 위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협동조합들은 조합원들이 통제하는 자율적인 자조조직'이라는 국제협동조합 원칙과 맞지 않다. 회원조합의 힘을 바탕으로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중앙회장의 비대한 권한, 권한 남용과 비리는 조합원 직선제가 아니라 농협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농업중앙회가 100% 출자하는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는 중앙회가 지배하고 중앙회장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다. 농협은행은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영업해 시중은행과 다름없다. 경제지주 사업은 회원조합 경제사업과 경합한다.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회원조합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중앙회가 출자하는 금융지주를 회원조합이 출자하는 신용사업연합회로 개편하고, 경제지주도 품목별조합이 연합하는 품목별 경제사업연합회로 개편해야 한다. 이래야 경제사업 활성화를 통해 농협이 시장가격 결정력을 가질 수 있다. 농협 임직원을 위한 조직으로 전락한 농협을 진짜 주인인 농민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바로 농협개혁이다. 6월 중으로 발표될 정부의 2단계 농협개혁방안에 이런 내용이 담기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