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관 로코’ 장인 허남준을 왜 이제야 발견했을까 [홍동희 시선]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분위기를 확 바꿔놓는 배우들이 있다.
억지로 목소리를 깔거나 눈에 힘을 주지 않아도 된다. 그저 숨소리나 미세한 걸음걸이만으로도 캐릭터의 숨겨진 사연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배우 허남준을 보고 있으면 늘 그런 생각이 든다.
이 배우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스타가 아니다. 이미 장르물의 어두운 골목에서 자기 몫을 확실하게 해내던 단단한 연기자다.

“도대체 이렇게 매력적인 얼굴을 왜 이제야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으로 불렀을까?”
허남준이 지금 보여주는 인기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19년 데뷔한 후 그는 ‘스위트홈’ 시리즈, ‘혼례대첩’, ‘로얄로더’ 등에 꾸준히 나오며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왔다. 그가 업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가장 큰 무기는 캐릭터를 대충 연기하지 않고 끝까지 파고드는 ‘디테일’이었다.
이런 장점이 대중에게 가장 강렬하게 남은 작품은 바로 ‘유어 아너’였다. 극 중 김상혁 역을 맡은 그는 뻔한 악역으로 끝날 수 있었던 캐릭터를 자신만의 독특한 걸음걸이와 습관으로 채우며, 인물의 텅 빈 마음과 거친 성격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호흡을 자기 마음대로 쓴다. 좋은 쪽으로 이상하다”는 한 영화 잡지의 칭찬은, 그가 대사를 그냥 읽는 것을 넘어 화면의 분위기를 꽉 잡을 줄 아는 똑똑한 배우임을 보여준다.

차세계가 자신의 철저한 계산에서 벗어나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허남준은 뻔하고 오글거리는 로맨스로 풀지 않았다. 단단했던 마음에 처음 틈이 생길 때 느끼는 당황스럽고 낯선 감정. 허남준 특유의 차가운 얼굴에서 피어나는 그 미세한 변화가 ‘멋진 신세계’만의 설렘을 만드는 핵심 포인트가 됐다.
최근 방송에서 보여준 “오늘부로 네 심장을 전담 마크할 거야”라는 거침없는 고백조차 어색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동안 장르물에서 쌓아온 깊은 연기 내공 덕분이다. 억지로 밀어붙이는 느낌이 아니라, 사랑에 서툰 남자의 진심 어린 고백으로 자연스럽게 다가오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강하게 흔든 것이다.

임지연이 두 사람의 호흡을 “아이스커피와 아이스크림”에 비유하고, 허남준이 스스로 “버건디 같은 레드”라고 표현한 것은 아주 정확하다. 겉보기엔 서로 베일 듯 차갑고 강렬해 보이지만, 맞붙는 순간 묘하게 섞여 들어가며 한없이 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남준 씨가 아닌 세계는 상상이 안 될 정도로 의지를 많이 했다”는 임지연의 칭찬처럼, 카메라 밖에서 쌓은 두 사람의 든든한 믿음은 화면 안의 완벽한 조화로 이어졌다.
숫자도 이를 증명한다. 두 사람의 매력에 힘입어 ‘멋진 신세계’는 방송 첫 주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권 부문 1위를 차지했고, 6회 방송분은 전국 시청률 10.3%(닐슨코리아)를 넘기며 인기 질주 중이다. 허남준이 로코물 주인공으로 나섰을 때 시청자들이 얼마나 빠르게 빠져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다.

캐릭터의 숨은 마음까지 파고드는 끈기, 차가운 얼굴 안에 숨겨둔 따뜻한 매력. 허남준은 새롭게 나타난 혜성 같은 신인이 아니라, 긴 시간 단단하게 준비를 마치고 이제야 완벽하게 제자리를 찾은 진짜 배우다. 그리고 ‘멋진 신세계’는 그 사실을 대중 앞에 가장 유쾌하게 증명해 낸 빛나는 무대로 남을 것이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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