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국내 ETF '직거래' 가능해진다…"추가 유동성 유입 기대"
세제 정비 거쳐 하반기 시행 예상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투자 문턱이 낮아진다. 정부가 별도 절차 없이 거래할 수 있는 대상을 기존 국내 주식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으로 확대키로 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위원회는 국내 주식으로 제한된 외국인통합계좌 거래 대상을 ETF와 ETN까지 넓히는 내용의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달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가 마무리되면 사전 심사청구제도 성격의 비조치의견서를 병행해 최대한 시행시기를 앞당길 방침이다.
이는 최근 코스피 불장 속에 해외 투자 수요가 확대된 점을 반영한 조치다. 해외 증권사들은 당국에 ETF 직접 거래 허용을 꾸준히 건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투자자는 해외 ETF 직접 투자가 가능한 반면 외국인은 제한돼 글로벌 형평성 측면도 고려했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외국인통합계좌는 해외 증권사가 복수의 투자자 주문을 하나의 계좌로 묶어 거래하는 방식으로, 외국인의 국내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권사 계좌를 별도로 개설하지 않아도 국내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지금은 국내 주식만 거래할 수 있지만,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ETF와 ETN까지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 같은 규제 완화로 국내 증시에 추가 유동성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화 유입 확대에 따른 환율 안정 효과도 예상된다. 실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외국인 통합계좌를 통한 거래대금은 5조8,000억 원, 순매수 규모는 2조2,000억 원에 달한다.
다만 본격 도입에 앞서 관련 세제 정비가 필요하다. 현행 세법상 외국인이 국내 주식에 투자해 얻은 배당소득은 국내 금융사가 세금을 원천징수하지만, ETF와 ETN의 경우는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 이에 따라 재정경제부는 7월 세제개편안에 이러한 내용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특정 행위에 대해 제재하지 않겠다는 비조치의견서가 나가면 해외 증권사도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생각해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증권사 전산시스템 정비 등을 고려해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되, 세제 개편 시점을 고려해 일부 상품만 먼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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