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에 정면 도전… 돈 버는 방식까지 바꾸는 머스크

현대 경제학을 관통하는 제1원칙은 단연 ‘희소성’이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한데 자원은 한정돼 있으니 선택과 포기가 필수다. 기업 경영도 오랜 시간 이 법칙 안에서 움직여왔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희소성과 싸웠다. 아마존 프라임은 ‘언제든 배송’이란 이미지로 물류 희소성을 줄이고, 고객 돈을 끌어내는 동력을 ‘편의성’으로 바꿨다. 이것이 소비자 혁명의 시작이었다. 페이팔의 피터 틸은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희소성에 도전했다. 현금 거래 세상에서 ‘디지털 결제’ 시장을 열어 ‘안전한 온라인 거래’라는 기존에 없던 가치를 창조한 것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제로(0) 투 원(1)’ 사례다. 에어비앤비 역시 전에 없던 개인 주택 임대 시장을 만들어 ‘저렴한 숙소’라는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 냈다.
일론 머스크는 앞선 이들을 뛰어넘는다. 그는 희소성에 정면 도전해 희소성의 근본 원인을 없애려 한다. 테슬라는 생산 희소성을 공장 자동화로, 스페이스X는 발사 희소성을 재사용 로켓으로 해결한다. 머스크는 부동산에서도 희소성을 없애려 한다. 그는 자신의 집을 팔고 조립식 주택에 집중한다. ‘땅값’이 아니라 ‘건축 속도’가 주거의 가치를 결정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노동 희소성도 옵티머스 로봇으로 없앤다. “풍요의 시대엔 돈을 모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공언한다.
희소성이 극복되고 나면 돈 버는 방식도 바뀐다. 지금은 뭐든 드물수록 비싸지만, 머스크가 말하는 풍요의 시대엔 ‘어떤 가치를 새로 만들까’가 주목받게 된다. 테슬라는 차가 아니라 ‘자율주행 경험’을, 스페이스X는 우주가 아니라 ‘지구 밖 자원’을 판다. 노동이 풍부해지면 ‘시간 관리 서비스’, 주거가 저렴해지면 ‘공간 경험 설계’가 돈이 되는 식이다.
규제 장벽과 현실적 기술 한계 속에 그의 주장이 실현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회의적 시각도 물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매장 하나 더 세울 생각에 머무르고 있는 기업인들에게 머스크는 이렇게 묻고 있다. ‘내일의 새로운 가치’는 무엇이며, 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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