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이 쏘아올린 ‘일베 폐쇄’ 공론화… ‘표현의 자유’ 논란 불붙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하고 있다. 2026.5.23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제공=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4/dt/20260524133717549rgwp.png)
이재명 대통령이 이른바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등 혐오 방치 사이트의 폐쇄 및 제재를 공론화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무분별한 혐오 표현을 근절해야 하는 건 맞는 말이라는 긍정적 지지가 있는 반면, 국가 권력이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의 문을 강제로 닫겠다는 발상이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고 인터넷 공간을 통제하려는 시도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24일 “조롱·혐오 표현의 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처럼 조롱·혐오를 방치 및 조장하는 사이트의 폐쇄·징벌적 손해배상·과징금 등 필요한 조치를 엄격한 조건 아래 허용하는 데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일베 이용자로 추정되는 청년들이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이 열린 봉하마을에 찾아와 조롱성 행동을 했다’는 보도를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베처럼 조롱 모욕으로 사회분열 갈등을 조장하는 데 대해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처벌을 포함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병존한다”며 “일베 폐쇄 논란도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처벌, 징벌적 손해배상, 사이트 폐쇄, 과징금 등 조치의 공론화를 거론한 뒤 “국무회의에도 지시하겠다”며 “여러분 의견은 어떠시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항쟁 기념일을 맞아 ‘탱크 데이’ 이벤트를 기획한 스타벅스코리아를 질타하는 등 민주화운동이나 사회적 참사 등에 대한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강력 대응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과도한 공권력 남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정치가 제 역할을 해 사회적 냉소를 박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공권력으로 특정 사이트를 표적 삼아 폐쇄를 밀어붙이는 방식은 오히려 해당 집단에 불필요한 ‘순교자 후광’만 안겨주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와 전문가 그룹에서도 이번 지시가 헌법상 ‘과잉 금지의 원칙’을 위배할 소지가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법적이거나 문제가 되는 개별 게시물과 작성자를 찾아내 처벌하는 것을 넘어, 플랫폼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공권력의 과잉 규제이자 초법적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동일한 논리를 적용한다면 대형 포털 뉴스 댓글에 혐오 표현이 달릴 때 포털 사이트 자체를 폐쇄해야 하느냐는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며 “현행법상 사이트 전체 접속을 차단하려면 불법 정보의 비율이 압도적이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 막무가내식 폐쇄 추진은 심각한 인터넷 검열 논란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무분별한 사회적 혐오 확산과 범죄 모의를 막기 위해 국가 차원의 강력한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상당하다. 이 대통령의 이번 ‘사이트 폐쇄’ 공론화는 또다른 이념 갈등을 낳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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