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안에 핵심 정보 수집"…정신과 진료 전 AI와 먼저 대화

조가현 기자 2026. 5. 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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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LM 기반 초진 면담 지원 시스템 개발
환자가 정신과 의사를 만나기 전 AI와 대화하며 증상을 구조화하는 초진 면담 지원 시스템이 개발됐다. AI가 30분 안에 핵심 임상 정보를 수집해 의사에게 전달하고 의사는 심층 상담에 집중하는 협력 모델이다. 생성형 AI 이미지. KAIST 제공

정신과 초진은 짧은 시간 안에 환자의 증상과 삶의 맥락을 모두 파악해야 하는 고강도 면담이다. 국내 연구팀이 시간 제약을 보완하기 위해 환자가 정신과 의사를 만나기 전 인공지능(AI)과 먼저 대화하며 증상을 구조화하는 초진 면담 지원 시스템을 개발했다. AI가 사전에 환자와 대화하며 핵심 정보를 수집하고 의사는 심층 상담에 집중하는 협력 모델이다.

KAIST는 이의진 전산학부 교수·이탁연 산업디자인학과 교수팀과 김은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정신과 초진 면담 지원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환자가 의사를 만나기 전 AI와 먼저 대화하며 증상과 상태를 스스로 구조화하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ACM CHI 2026’에 4월 13일 발표됐다.

정신과 초진 면담에서 의사는 약 30분 안에 환자의 증상·기능 저하·생활 맥락을 체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객관적 검사보다 환자 서술에 의존하는 정신과 진료 특성상 제한된 시간 내 핵심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기 어렵다. 

기존 연구는 설문 기반 질문을 대화형으로 변환하거나 일반 의료 맥락에서 인터뷰를 자동화하는 데 집중했다. 실제 임상의 관점에서 초기 정신과 면담의 복잡성과 시간 제약을 반영한 연구는 부족했다.

AI 인터뷰어 시스템 개요도. KAIST 제공

연구팀은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 인터뷰어' 시스템을 설계해 이 문제를 풀었다. AI 인터뷰어는 사용자와 자연어 대화를 수행하며 목적에 맞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대화형 AI다. 정신과 맥락에서는 환자의 증상·감정 상태·생활 기능 저하를 파악하는 인터뷰를 수행한다.

AI 인터뷰어는 환자 응답에 따라 대화 흐름을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AI가 환자 답변을 정신건강의학 전문 지식과 대조·분석해 다음 핵심 질문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단순 문답을 넘어 공감 표현, 재진술, 명확화 등 실제 상담 기법을 적용해 환자가 편안하게 자신의 상태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정신질환과 대화 스타일을 반영한 가상 환자 1440명을 대상으로 성능을 검증했다. 대부분 사례에서 30분 이내에 진료에 필요한 핵심 임상 정보를 확보했다. AI는 수집한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증상과 잠재적 질환을 한눈에 보여주는 임상 대시보드를 만들어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의사는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 상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진료 시간에 심층 상담에 집중할 수 있다.

연구팀은 AI를 의사의 대체재가 아닌 보조자로 규정했다. AI가 반복적·구조적 정보 수집을 맡고 의사가 최종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협력 모델이다. 연구팀은 AI가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하거나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데 한계가 있다고 명시하며 최종 판단은 숙련된 전문 의료진이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의진 교수는 "AI가 초진 단계의 부담을 줄이면 의료진이 환자와 더 깊이 있는 상담에 집중할 수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새로운 진료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의진 KAIST 교수(앞 줄 오른쪽부터), 김은주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이탁연 KAIST 교수, 나경민 KAIST 석사과정생(뒷줄 오른쪽부터), 정유경 KAIST 박사과정생, 오향경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원, 최재영 KAIST 석사과정생, 문현승 KAIST 박사과정생. KAIST 제공

<참고자료>
dl.acm.org/doi/10.1145/3772318.3790970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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