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초강경 카드 꺼내들었다…‘일베’ 폐쇄 검토 지시
故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모욕 사건이 ‘결정타’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폐쇄 방안을 국무회의에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스타벅스 등의 '역사 조롱' 논란을 강하게 질타한 데 이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모욕 사건을 계기로 '사이트 폐쇄'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든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과거 성남시장 시절 '일베 소탕'을 선언한 지 10년 만에, 정부 차원의 사이트 폐쇄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엄격한 조건 하에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 배상, 일베처럼 조롱·혐오를 방치하고 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및 과징금 등 필요 조치를 허용하는 것에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회의에도 (검토를) 지시하겠다"며 정부 차원의 대응을 예고했다.
이 같은 강경 발언은 전날 열린 노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에서 모욕 사건이 발생한 직후 나왔다. 노무현재단 이사인 조수진 변호사는 같은 날 "일베로 추정되는 청년들이 봉하마을 기념관에 들어와서 곳곳에서 일베 티셔츠를 입은 채로 일베의 상징 손가락 표시를 하며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 변호사가 글과 함께 올린 사진을 보면, 젊은 남녀가 노 전 대통령 동상이 설치된 벤치에서 각각 동상 양쪽에 앉아 일베를 뜻하는 손가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 변호사는 "이들을 폭력으로 끌어낼 수도, 경찰에 범죄라고 신고할 수도 없어서 봉하에 모인 시민 여러분께 너무 죄송하다"면서 혐오 표현을 처벌하는 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 사건을 담은 기사를 공유하며 사이트 폐쇄 검토 방침을 밝혔다.
'일베'는 소수자 혐오, 여성 비하, 지역 차별은 물론 세월호 참사나 5·18 민주화운동 등 국가적 비극의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조롱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켜 온 대표적인 극우 커뮤니티다.
이 대통령은 과거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른바 '일베 소탕'을 추진하며 일베와의 전면전에 나선 바 있다. 이 대통령은 2016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 변호사들로 구성된 '일베 소탕 법무팀'을 꾸려 허위사실 유포에 강경 대응해왔고, 이 과정에서 실제 손해배상을 받아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일베는 나한테 걸리면 죽는다" "일베는 예일 뿐 저한테 걸리면 뭐든 끝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이번 발언은 최근 잇따른 기업들의 '역사 조롱' 논란을 둘러싼 이 대통령의 강경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스타벅스코리아가 5·18을 앞두고 진행한 이른바 '탱크데이' 이벤트를 두고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며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20일에는 과거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로 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던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광고를 재차 지적하며 경영진의 공개 사과를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제도적 제재도 주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5·18 북한군 개입설 같은 악의적 가짜뉴스와 피해자 모욕 행위에 대해서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며, 관련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및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를 원천 배제하는 입법 조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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