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 우승' 첫 발 뗐다, 누적상금 10억 코앞-통산 19승 달성... 김가영 "이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당구 선수 시키셔라"

김가영은 23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6-2027시즌 개막 투어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전에서 김민아(35·NH농협카드)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4-2(5-11, 9-11, 11-5, 11-9, 11-7, 11-9)으로 승리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김가영은 통산 19회 우승으로 남녀 프로당구 최다 우승에 1승을 늘렸다. 또 정규 투어 최다 우승 상금(5000만원)으로 열린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누적 상금을 9억 6113만원, 여자부 최초 우승 상금 10억 돌파에 성큼 다가섰다.
김민아와의 역대 전적도 이번 승리로 4승 3패 우위를 점한 김가영은 올 시즌 1승만 추가해도 누적 상금 10억원을 넘어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자부에선 압도적 1위이고 남자부까지 포함해도 이젠 조재호(NH농협카드·9억 4850만원)를 넘어서 2위까지 올라섰다. 이제 그의 앞엔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10억 3550만원)만이 남았다. 더불어 타이틀 스폰서 우리금융캐피탈에서 제공하는 장기 렌트카 1년 이용권까지 손에 넣었다.
이번 개막전에서 LPBA 최초 1000번째 뱅크샷을 비롯해 8강에서는 퍼펙트큐를 기록하는 등 더 강해진 '여제'의 면모를 뽐냈다. 한 경기 최고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은 64강서 김정미를 상대로 2.083을 기록한 권발해(에스와이)에게 돌아갔다.

집중력을 가다듬은 김가영이 추격을 시작했다. 3세트 첫 이닝 3득점을 시작으로 3이닝 2득점, 4이닝 4득점 등으로 일찌감치 9-0으로 크게 앞선 김가영은 8이닝에서 2득점을 채워 11-5로 한 세트를 쫓았다.
김가영은 곧바로 4세트까지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9이닝 장기전 끝에 김민아를 11-9, 2점 차로 따돌렸다. 5세트도 김가영은 3이닝에서 터진 하이런 6점을 앞세워 5이닝만에 11-7로 마무리, 세트스코어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여세를 몰아 김가영이 6세트를 끝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민아가 초반 6이닝 공타로 돌아서며 흐름을 놓친데 반해 김가영은 4이닝부터 꾸준히 득점을 쌓아 11이닝 만에 11점을 채웠다. 10이닝 김민아가 5득점으로 9-9 동률을 맞췄으나 김가영이 곧바로 다음 이닝서 2득점으로 김민아의 추격을 뿌리치고 세트스코어 4-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기 도중 이를 극복해내며 거둔 소중한 우승이다. 경기 후 김가영은 "오늘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다. 또 공이 잘 잘 맞고, 안 맞고를 떠나 당구는 테이블 위에서 펼치는 전쟁이라고 생각한다. 내 무기 상황이 어땠던 간에 전쟁터에 나간 만큼 최선을 다해서 싸우려고 했다"며 "사실 준결승 때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긴장한 탓인지 분명히 훈련 때 잘 됐던 부분들이 경기장에서 구멍이 났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헤어 나오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봤지만, '이거다'하는 해결책이 없었다. 득점을 하더라도 확실한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경기가 끝났다"고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아냈고 결국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김민아는 제가 인정하는 선수다. 공을 치다보면 항상 많이 배운다. 내가 김민아 선수보다 우승을 많이 했다지만, 김민아 선수는 나보다 3쿠션 경력이 더 많은 선수고, 또 노력도 많이 하는 선수다. 또 제가 잘 못하는 부분 중에서 김민아 선수가 잘하는 부분이 많다. 보고 배우려고 한다"고 전했다.
전승 우승을 목표로 내건 시즌에서 개막전부터 우승으로 기세를 높였다. 김가영은 "이전에 8연속 우승도 해봤지만, 많은 분이 모인 자리에서 목표가 뭐냐고 물으시다 보니 '전승 우승'이라고 말했던 것"이라며 "만일 우승을 못했다면 다 내려놓고 열심히 할 수 있을텐데 부담이다(웃음). 매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우승하겠다'라는 생각으로 임하지만,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누적 상금 10억원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김가영은 "통장에 10억원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10억원이 통장에 한 번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서 딱히 와닿지 않는다"고 웃었다.

이번 대회는 왕중왕전을 제외하고는 역대 대회 중 우승 상금이 가장 큰 대회였다. 첫 시즌 2000만원에서 시작해 선수들의 기량과 마찬가지로 상금 또한 서서히 증가했고 이번 대회엔 5000만원으로 이제 남자 대회(1억원)의 절반 수준까지 도달했다.
김가영은 "출범 초기에는 LPBA의 상금이 PBA의 반은 돼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알아봐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는 많이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상금 규모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발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느낀다. 최근 젊은 여자 3쿠션 유망주 선수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데에는 상금이 상승한 게 하나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1년에 당구 선수가 100만원 번다고 하면 누가 하겠나.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잇다고 느낀다. 나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최근 여자 선수들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다들 제 역할을 훌륭히 해주고 있어서 고마운 마음이고, 같이 더 열심히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대회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남자부 PBA 4강전 및 결승전이 열린다. 오전 11시 조건휘(웰컴저축은행)와 응우옌프엉린(베트남·하림)의 4강 첫 경기에 이어 오후 2시 조재호(NH농협카드)와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우리금융캐피탈)의 4강 2경기가 진행된다. 4강전 승자는 오후 8시 우승 상금 1억원이 걸린 결승전에서 7전 4선승제로 대결한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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