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가자지구 구호선단 활동가 조롱’ 이스라엘 장관 입국 금지
네타냐후 총리도 규탄하며 선 그어
헝가리 ICC 탈퇴 철회로 '전범 용의자'
네타냐후 헝가리 방문도 다시 막혀

프랑스 정부가 자국민이 포함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구호선단 활동가들을 조롱하고 학대한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을 입국 금지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에도 강력한 제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부터 벤그비르의 프랑스 입국이 금지된다”며 “글로벌 수무드 선단에 탄 프랑스와 유럽 시민들에게 저지른 그의 용납할 수 없는 행동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프랑스 국민이 (타국) 공직자에게 위협과 겁박, 가혹한 대우를 받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함께 EU에도 그에 대한 제재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 정부는 이틀 전 벤그비르 장관의 입국을 5년간 금지하고 이스라엘 정부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극우 성향인 벤그리브 장관은 이번 논란과는 별개로 요르단강 서안 합병과 유대인 정착촌 확대 등을 주장해 지난해부터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네덜란드∙노르웨이∙슬로베니아 입국이 금지된 상태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19일 가자 지구로 향하던 글로벌 수무드 함대의 구호선단을 저지하기 위해 자국 해안에서 400㎞ 떨어진 국제 해역에서 39개국 활동가 428명을 체포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이들이 억류된 임시 구금시설을 찾아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이곳의 주인이다”라며 윽박질렀다.
그는 또 해당 장면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해 전 세계적 공분을 샀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국가들은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 당시 활동가 수십여 명은 손이 묶인 채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풀려난 활동가들은 이스라엘군이 자신들을 구타하고 테이저건까지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마이크 허커비 주예루살렘 미국 대사도 이례적으로 벤그비르 장관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그의 행동을 규탄하며 선을 그었다.
헝가리 ICC 탈퇴 철회로 네타냐후 방문길 막혀

한편 최근 새로 출범한 헝가리 중도우파 정부가 오르반 빅토르 전임 정부 시절 추진한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 결정을 철회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헝가리 방문길도 다시 막히게 됐다. 새 정부를 이끄는 마자르 페테르 총리는 전날 엑스에 “정부는 헝가리의 ICC 탈퇴 의사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공식 밝혔다.
오르반 전임 정부는 지난해 4월 가자지구 전쟁 범죄 혐의 등으로 ICC 체포 영장이 발부된 네타냐후 총리를 자국으로 초청하면서 “영장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범 용의자를 체포하고 인도해야 하는 회원국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 논란이 되자 곧바로 ICC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의회를 통해 공식 탈퇴 절차를 밟았고 1년 유예기간을 거쳐 다음 달 2일 발효될 예정이었다. 헝가리를 포함한 EU 27개 회원국은 모두 ICC에 가입했다. 반면 미국, 이스라엘은 가입하지 않았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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