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깬 서민들까지 몰렸다”…국민성장펀드 흥행에 금융권도 ‘깜짝’

남영재 기자 2026. 5. 2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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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손실보전·세제혜택에 대기자 폭증
“퇴직연금보다 낫다” 입소문…자본시장 자금 이동 본격화
금융당국, 하반기 추가 공급·배분방식 개편 검토
(출처=연합뉴스)

국민참여성장펀드가 출시 하루 만에 사실상 완판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 "예상보다 훨씬 강한 자금 흡수력"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단순 고액자산가 수요가 아니라 서민층 자금까지 대거 유입되면서, 정부가 추진해온 '국민 자산시장 참여 확대' 실험이 예상 밖 흥행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출시된 국민참여성장펀드는 판매 첫날 전체 물량 6000억원 가운데 약 5224억원이 소진됐다. 판매율로는 87% 수준이다. 일부 은행과 증권사는 온라인 판매 개시 직후 한도가 동났고, 오프라인 창구에도 가입 문의가 몰렸다.

특히 금융권이 주목하는 대목은 가입자 구성이다. 애초 금융당국은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서민형' 비중을 전체 물량의 약 20% 수준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에서는 은행권 기준 서민형 가입 비중이 4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서는 약 1000억원 규모가 서민층 자금으로 추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처음에는 고액자산가나 공격적 투자자 중심으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봤는데, 실제로는 예·적금 자금을 빼서 가입하려는 직장인 수요가 예상보다 강했다"며 "정부 손실 우선 부담 구조가 투자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손실 20% 정부 부담"…서민 투자심리 움직였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원금 보장 상품은 아니지만, 손실 발생 시 정부가 최대 20%까지 우선 부담하는 구조를 갖췄다. 여기에 최대 40% 소득공제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정책형 투자상품 성격을 띠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최근의 금리·증시 환경과 맞물리며 강한 흡입력을 만들어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예금금리가 하락세로 접어든 반면, 국내 증시는 '8000피 시대' 기대감 속에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동이 빨라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ISA·연금계좌 등 절세형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까지 커지면서 "세제 혜택과 정부 안전판을 동시에 갖춘 상품"이라는 인식이 퍼졌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퇴직연금보다 수익 기대가 높다", "청약통장 다음으로 오래 묶어둘 만한 상품"이라는 반응도 확산했다.

한 시중은행 PB는 "예전에는 공모주 청약 대기였다면 지금은 정책형 투자상품 대기 수요가 생기는 분위기"라며 "정부가 사실상 일정 수준 위험을 흡수해준다는 점에서 중위험·중수익 투자에 익숙하지 않던 고객들까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 "한국판 ISA 열풍?"…정책금융의 자본시장 실험

이번 흥행은 단순 펀드 판매를 넘어 국내 자금 흐름 변화 가능성까지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국내 가계자산은 부동산·예금 중심 구조가 강했다. 하지만 정부가 세제 혜택과 정책 안전장치를 결합한 투자상품을 본격 공급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국민 투자 기반 확대"라는 정책 목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 반응으로 연결됐다는 평가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준공적 성격 상품인데 선착순 판매 방식으로 접근성이 갈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일부 증권사는 사전 계좌개설이 가능했지만, 일부 판매사는 관련 안내조차 부족해 투자자 혼선이 발생했다.

가입 희망자들 사이에서는 "상품 존재 자체를 늦게 알았다", "앱에서 찾기 어려웠다", "증권사별 판매시간이 달라 불공정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 하반기 추가 공급 검토…'선착순 방식' 손질 가능성

금융당국은 예상 밖 흥행에 추가 공급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원래 올해부터 5년간 매년 6000억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지만, 시장에서는 내년 물량 일부를 앞당겨 공급하거나 올해 추가 편성을 하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관건은 공급 방식 변화다.

현재처럼 '오픈런' 형태의 선착순 판매가 반복될 경우 정책 취지와 달리 정보 접근성이 높은 투자자들에게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가입금액이 적은 순으로 우선 배정하거나, 청년·서민층 물량을 별도 확대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실제 금융당국은 2015년 안심전환대출 추가 공급 당시에도 선착순 방식 대신 주택가격이 낮은 신청자부터 우선 승인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변경한 바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는 사실상 테스트 성격이 강했는데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며 "추가 판매가 진행되면 이번보다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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