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흔들리자 존재감 커진 위안화…中 “환율 안정·자본통제” 딜레마
中 “더 개방적 외환 시스템” 강조하면서도 통제 유지
급격한 위안화 강세에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도
![중국 위안화. [게티이미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4/ned/20260524080117106gdqv.jpg)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최근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3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오르면서 중국 당국이 위안화의 국제화와 환율 안정 사이 균형 잡기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 속에 위안화 존재감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자본 통제를 유지해야 하는 경제 구조여서 딜레마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역외 위안화 환율은 지난주 달러당 6.78위안 수준까지 떨어지며, 위안화 가치가 2023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최근 위안화 기준환율을 강세 방향으로 고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재정 불안과 장기 국채금리 급등, 달러 약세 흐름 속에 위안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가 일정 부분 안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위안화 강세 요인으로 거론된다.
실제 홍콩대학교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위안화의 글로벌 외환시장 점유율은 2013년 2%에서 2024~2025년 8.5% 수준까지 상승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출신인 주민이 공동 집필한 이 보고서는 위안화 국제화가 점진적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안화가 글로벌 통화로서 그 위상이 올라가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 금융시장 개방 수준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 기관의 중국 역내 채권 보유 비중은 약 2.7% 수준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여전히 중국 자산 접근성과 자본 회수 안정성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침체와 경기 둔화 속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 가능성을 경계하는 상황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싶지만, 동시에 금융시장 불안과 급격한 환율 변동은 막아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 국장인 주허신은 최근 공산당 기관지 치우스(求是) 기고문에서 “더 개방적이고 안전하며 지능적인 외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거시건전성 관리와 시장 감독을 결합해 위안화를 “합리적인 균형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국장은 자본계정 개방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국경 간 자본 흐름에 대한 감독 강화와 환율 리스크 관리 체계 보완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위안화 국제화를 확대하되 급격한 자본 유출입과 환율 변동은 통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위안화 상승세가 중국 수출기업들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세계 최대의 수출국인 중국은 수년째 부진한 내수를 수출로 만회해 왔을만큼 수출이 국가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중국의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무역수지 성장률은 20% 안팎이다. 수출이 중심인 경제 구조에서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팬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켈빈 램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중국 무역흑자가 다시 1조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절상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지 않도록 관리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국제화 확대 자체는 원하지만 수출 경기 둔화로 이어질 정도의 급격한 강세는 원치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역내외 위안화 가치가 급등한 이후 다시 일부 조정을 받은 것을 두고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상 속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UBS의 토머스 팡 중국 글로벌시장 책임자는 최근 콘퍼런스에서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중국 자산이 점점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있다”며 “중국 자산은 분산 투자와 위험 회피 측면에서 점점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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