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00만원 번다” 번지는 ‘사이버 포주’… 직장인 사이에 독버섯처럼 퍼져

팽동현 2026. 5. 2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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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AI로 가상 여성 만들어 ‘성 상품화’
AI로 가상인물 만들어 인플루언서로 키워…선정적 사진 유료구독 유도
수위 높지 않으면 처벌 불가능…“AI 개발사·플랫폼 책임 물어야”
노출 사진을 게시한 ‘AI 인플루언서’의 SNS 계정.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가상의 여성 인플루언서를 만들고, 이들의 노출 사진을 팔아 돈을 버는 이른바 ‘사이버 포주’ 행위가 신종 부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존재하지 않는 가상 인물의 성(性)을 상품화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현행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의 사업 모델은 치밀하고 정교하다. 먼저 AI 프로그램으로 정조념(貞操念)을 흔드는 아슬아슬한 수위의 가상 여성 사진을 제작한다. 이후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일반인인 것처럼 계정을 개설해 수만 명의 팔로워를 끌어모은다.

진짜 덫은 그다음부터다. “더 화끈한 사진을 보려면 유료 구독을 하라”며 팔로워들을 인스타그램 유료 멤버십으로 유도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높은 수위의 음란물을 미끼로 패트리온(Patreon)이나 온리팬스(OnlyFans) 같은 해외 성인 플랫폼으로 2차 유입시키는 구조다. 실제 한 계정의 경우, 인스타그램과 패트리온 유료 구독자 수를 합쳐 매달 500만 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범한 직장인의 한 달 월급과 맞먹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 공간에서는 ‘AI 인플루언서로 돈 버는 노하우’를 담은 매뉴얼이 단돈 3만 원에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다. 해당 매뉴얼에는 소비자가 가상 인물임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얼굴을 일관되게 생성하는 프롬프트 조작법과 사진을 동영상으로 바꾸는 기술 등이 상세히 담겼다.

판매자는 “AI로 인플루언서를 만든 뒤 성인 플랫폼을 연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재테크”라며 직장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행위가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상 실존 인물의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는 처벌 대상이지만, 아예 존재하지 않는 가상 인물의 가공성 노출 사진은 처벌할 법적 근거가 박약하다.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죄를 적용하려 해도, 성기가 적나라하게 노출되지 않는 한 단속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정치권에서 AI 생성 음란물을 규제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으나,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등에 가로막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대중화가 평범한 시민들까지 도덕적 불감증에 빠뜨리며 성 상품화의 주범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은의 변호사는 “이러한 변칙적 성 착취 영업이 우리 사회에 미세한 악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칠 수 있는 만큼, 조속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수정 한국여성의전화 소장 역시 “기술 개발사와 플랫폼이 음란물 유통에 책임을 지도록 강력한 윤리 가이드라인과 규제를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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