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3위’ 마이크론도 HBM4 속도전…“5세대보다 생산증가 2배 빨라”

김현일 2026. 5. 2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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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서 HBM4 생산·수율 향상 강조
“HBM3E 12단보다 2배 빠르게 진행 중”
“7세대 HBM4E는 2027년 램프업” 예고
美·대만·싱가포르 세계 각지 공격적 증설
마이크론은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6에서 자사 HBM4가 탑재된 엔비디아 차세대 슈퍼칩 ‘베라 루빈’을 전시했다. 김현일 기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범용 메모리 제품에 쏠린 사이 미국 마이크론이 다시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 불을 붙였다.

마이크론은 6세대 HBM4의 램프업(생산량 증가) 속도가 5세대 HBM3E 12단 제품보다 2배 빠르게 진행 중이며 수율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밝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HBM 시장에서 추격 의지를 드러냈다.

마이크론 “HBM4 수율도 빠르게 개선”

24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JP모건이 주최한 ‘글로벌 테크놀로지,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자사 메모리 반도체 사업 현황과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마니쉬 바티아 마이크론 글로벌 운영 담당(COO) 부사장은 “HBM4 램프업은 지난해 HBM3E 12단 제품 대비 2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더 복잡한 제품이지만 수율 역시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고 밝혔다.

HBM4는 엔비디아가 하반기 출시할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플랫폼 ‘루빈’에 탑재된다. 현재 HBM 시장의 대세는 HBM3E이지만 내년부터는 HBM4의 비중이 앞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HBM4 출하 소식을 알렸다. 마이크론은 한때 ‘엔비디아 공급망 탈락설’이 제기됐지만 올 2월 미국 리서치 기업 울프 리서치가 주관한 반도체 콘퍼런스에서 HBM4 출하를 공식 발표하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마이크론이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6에서 공개한 자사 HBM3E와 HBM4 성능 비교. 김현일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저장을 담당하는 HBM4의 코어다이를 10나노급 6세대(1c) D램으로 개발한 반면, 마이크론은 그보다 한 세대 뒤진 10나노급 5세대(1b) D램을 사용했다.

HBM4의 두뇌 역할을 하는 베이스다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미세 공정에 위탁해 만들었지만 마이크론은 비용 절감을 위해 자사 D램 공정으로 제작했다.

이 때문에 마이크론의 HBM4를 두고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성능을 맞추지 못해 공급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바티아 부사장은 이날 “우리의 1b는 매우 강력한 주력 플랫폼”이라며 “또한 내부적으로 최적화한 베이스다이를 갖추고 있어 (자사 HBM4이) 매우 우수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HBM4E도 내년 램프업”…1c D램·TSMC 파운드리 투입

바티아 부사장은 7세대 HBM4E 로드맵도 짧게 소개했다. 그는 “HBM4E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2027년 램프업(가동률 점진확대)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바티아 부사장은 “처음 출시될 HBM4E 제품은 커스텀(맞춤형)이 아닌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에 맞춘 제품이 될 것”이라며 “물론 고객들과 커스텀 HBM 개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BM4E는 2027년 출시될 엔비디아의 차차세대 AI 가속기 플랫폼 ‘루빈 울트라’에 들어간다. 마이크론은 이날 HBM4E의 샘플 출하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올 하반기부터 메모리 3사의 HBM4E 성능 인증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마이크론의 HBM4E 코어다이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처럼 1c D램을 활용하고, 베이스다이는 대만 파운드리 TSMC에 맡겨 성능 향상을 꾀하고 있다.

마이크론이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6에서 전시한 주요 메모리 제품을 관람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김현일 기자

삼성전자는 1초당 16Gb(기가비트) 속도와 4.0TB(테라바이트) 대역폭을 지원하는 HBM4E 샘플을 2분기 출하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올 하반기 HBM4E 샘플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양산을 목표로 순조롭게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티아 부사장은 이날 “1c 공정은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를 도입한 마이크론의 첫 번째 노드”라며 “마이크론 역사상 단일 노드 기준 웨이퍼 출하량이 가장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1d(10나노급 7세대) 등 차세대 공정을 위해 최근 ASML과 다년간 EUV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UV는 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세밀하게 그려주는 장비로, 초미세 공정 구현을 위한 필수 장비다. 회로 선폭이 좁아지면 한 장의 웨이퍼 위에 더 많은 회로를 그릴 수 있어 만들 수 있는 칩 개수가 늘어나고 연산도 더 빨라지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엔비디아 GTC 2026에서 9세대 제품인 HBM5E의 코어다이에 1d 기반의 D램을 선제 적용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전 세계 생산기지 공격적 증설…‘약점’ 생산능력 확대
마이크론이 미국 아이다호에 건설 중인 1공장. [마이크론 제공]

한편, 마이크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크게 뒤지는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증설을 진행 중이다.

바티아 부사장은 “(연초 인수를 완료한) 대만 파운드리 PSMC 공장은 최첨단 D램 생산기지로 전환하는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2027년 하반기 생산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바로 옆에 쌍둥이 팹을 건설할 예정이며 올 여름 착공에 들어간다. 기존 대만 타이중 사업장과 20분 거리여서 초대형 클러스터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미국 아이다호에 짓고 있는 1공장 생산일은 당초 목표였던 2027년 하반기에서 2027년 중반으로 앞당겼다. 아이다호 2공장 역시 2028년 말 웨이퍼 출하를 예상하고 있다. 뉴욕 공장은 연말 콘크리트 타설을 시작한다고 바티아 부사장은 밝혔다.

아울러 싱가포르에 HBM 공장과 낸드 공장도 신설해 D램·HBM·낸드 전반의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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