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괴한 광경' 인공기 들고 경기장 돈 北 내고향, 관중석 곳곳에서 쏟아진 박수 [수원 현장]


문제의 장면은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 내고향여자축구단(북한)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의 결승전 직후 나왔다. 이날 내고향축구단은 이날 전반 44분에 터진 김경영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도쿄 베르디를 꺾고 대회 정상에 섰다.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조별리그에선 0-4로 대패했던 내고향은 이날 경기 내내 집중력을 보여주며 도쿄를 꺾었다. 당시 맞대결과 달라진 것 중 하나는 '응원'이었다. 이날 내고향은 국내 시민단체 등이 결성한 공동 응원단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았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무려 1800명이 이날 원정 응원석을 찾았다. '공동 응원단'이라는 이름을 쓰긴 했으나 사실상 내고향 응원단이었던 지난 수원FC 위민과의 4강전에 이어, 이날 결승에선 더욱 일방적인 응원이 내고향을 향했다.
그야말로 쉴 새 없는 응원이 펼쳐졌다. 공동 응원단 측에서 섭외한 치어리더까지 가세했다. 내고향이 하프라인을 넘어 공격을 전개할 땐 뜨거운 함성이 경기장을 메웠다. 내고향 구단 엠블럼이나 응원 문구 등이 적힌 도구가 응원석에 가득했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응원구호나 응원가를 개사한 응원도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날 경기는 내고향의 1-0 승리, 그리고 내고향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5억 2000만원)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내고향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쁨을 표출했고, 리유일 감독은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쏟았다. 이어 리 감독은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기도 했다.


인공기를 들고 도는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당황스러운데, 인공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도는 내고향 선수단을 향해 쏟아진 박수와 함성은 해괴하기까지 했다. 기립박수로 맞이한 공동 응원단은 물론 일반 관중석 곳곳에서도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국가'로 규정한 상황에서 내고향 축구단은 한국에서 열광적인 응원을 받고, 나아가 인공기를 들고 경기장을 도는데 뜨거운 박수까지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리유일 감독이나 선수단이 응원단에게 고마움의 메시지를 전한 것도 아니었다. 리유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AFC의 초청으로 여기(한국)에 왔다. 저와 선수들 모두 경기를 1순위로 두고 분과 초를 아껴가며 노력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오직 축구, 우승, 우리의 발전에만 신경을 썼다. 기타 문제에 대해선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고만 했다. 응원단을 향한 고마움을 따로 전하진 않았다.
오히려 리유일 감독은 '북측'이라는 국내 취재진 표현에 발끈하며 기자회견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는 추태까지 보였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을 지나가는 북한 선수단 역시 국내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모두 거절한 채 버스에 탑승했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내고향 선수단 버스를 출구 쪽에서 기다린 건,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그려진 현수막 등을 들쳐 보이며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낸 또 다른 이들이었다.

수원=김명석 기자 elcrac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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