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갔더니 ‘반값’ 싸게 팔아 좋았는데…도매가 598원, 농가 결국 터졌다

올해 양파 작황 호조가 오히려 농가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도매가격이 1년 새 반 토막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주요 산지에서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달 기준 상품 양파 1㎏ 평균 소비자 가격은 188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내렸다. 도매가는 ㎏당 598원, 산지 가격은 300~400원대까지 떨어졌다.
가격 폭락의 원인은 예상을 웃도는 생산량이다. 올해 양파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0.4% 줄었지만 따뜻한 봄 날씨로 조생종 생산량이 13% 이상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만생종 양파 생산단수는 10a당 최대 7456㎏으로 지난해보다 5%, 평년보다 최대 8.8%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중순부터 100만t이 넘는 중만생종 양파까지 본격 출하될 예정이어서 가격 하락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지자 농민들은 거리로 나섰다. 경북 김천·경남 함양·전북 완주·전남 무안 등 주요 산지에서 트랙터로 밭을 갈아엎는 장면이 잇따랐다.
한 농민은 “자식같이 키운 양파를 갈아엎는 심정을 누가 알겠냐”며 “생산비도 건지지 못해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소비 촉진·수출 확대·수매비축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식자재유통협회와 손잡고 오는 31일까지 전국 31개 식자재마트에서 양파 소비촉진 특판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산 양파를 ‘1+1’ 방식으로 판매해 외식·급식업계와 소비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도 이날 경기 평택시 식자재왕도매마트 행사 현장을 직접 찾아 소비 확대 동참을 당부했다.
수출 카드도 꺼냈다. 농식품부는 올해 대만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국산 햇양파 2000t 이상 수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산 양파 수출량은 2021년 1만673t까지 늘었지만 2024년에는 58t으로 급감한 바 있다. 저장성이 낮은 조생종 양파 368㏊에 대해서는 이미 시장 격리를 마쳤으며, 중만생종 정부 수매비축 확대도 검토 중이다.
김 차관은 “수급 안정을 위해 수출 확대 지원과 정부 수매비축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소비자도 제철 국산 양파 소비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yjnam@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0년 버텼더니 30배 벌었다…‘이 주식’으로 떼돈 번 미국 대학들, 비결이
- 리벨리온 다음 ‘K-엔비디아’는…국민성장펀드 선택에 쏠린 눈
- 성과급·노봉법이 쏘아올린 공…AI·로봇 ‘올인’ 부추긴다
- F-16은 ‘하늘의 제왕’ F-15 보다 왜 판매량이 많을까
- ‘218억 에테르노청담’ 대출 없이 현금으로 샀다…89년생 CEO 누구길래
- 국민청원 동의 5만명 돌파...가상화폐 과세 논란 국회로
- 양도세 중과 재개에 매물 ‘뚝’...집값전망지수 올 1월 이후 최고
- 공정위 담합 신고 포상금 28억→100억으로
- 10거래일 만에 웃은 전력기기株…수주 모멘텀 업고 다시 뛸까
- ‘이천조국’ 된 美, 내년 드론 예산 ‘韓 국방비’ 보다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