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테슬라 모델 Y 프리미엄 RWD | 묵직한 하체에 넉넉한 경제성… 불편한 승차감은 여전히 숙제

테슬라 모델 Y는 장점이 많다. 전기차 특유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가속감에 낮은 무게중심이 더해져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한다. 넓은 실내 공간과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대표되는 사용자 경험(UX)도 경쟁 차와 차별점으로 여겨진다. 5000만원 이하 가격은 이 차의 매력을 더 키우는 대목이다.
지금 국내 판매하는 모델 Y는 2025년 4월출시한 부분 변경 제품이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개발 코드 네임인 ‘주니퍼’로 불린다. 외관과 실내를 손질해 초기 출시 제품과 차이가 크다. 배터리 효율이나 서스펜션 등도 다소 변경됐다. 동력계는 62.1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후륜 싱글 모터 조합의 후륜구동(RWD) 방식이다.
테슬라 모델 Y는 출시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5299만원이라는 수입 전기차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가 더해진 덕분이었다. 여기에 테슬라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가격을 2025년 12월 말 300만원 전격 인하했다. 기자 역시 테슬라 열풍에 편승해 2025년 10월 모델 Y를 계약했지만, 보조금 소진 문제로 2026년 2월에서야 차를 출고할 수 있었다. 출고 후 두 달 보름간 약 8000㎞를 주행했다.

사이버트럭에서 따온 날렵한 인상
초기 모델 Y가 모델 3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확장형에 가까웠다면 새 모델 Y는 테슬라의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및 전기 택시 사이버캡과 디자인 궤를 같이한다. 전면부는 분리형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DRL)을 일체화해 날카로운 바(bar) 형태의 조명을 넣었다. 트렁크가 열리면 테일램프가 가려지는 구조라 범퍼 하단에 보조 램프가 별도로 달렸다.
길이 4790㎜, 너비 1920㎜, 높이 1625㎜의 차체는 정통파 SUV라기보다는 요즘 유행하는 쿠페형 SUV 혹은 크로스오버(두 개 이상의 장르가 혼합된 형태)로 봐야 한다. 지붕선 뒤쪽이 완만하게 아래로 떨어지는 공기역학적 구조를 유지하면서 SUV의 비례감을 살렸다.
실내는 테슬라 특유의 미니멀리즘이 살아있다. 운전석 정면에는 별도 계기판이 들어가지 않고, 속도, 주행 정보, 내비게이션이 모두 중앙의 15.4인치 터치스크린 하나에 집약된다. 처음에는 어색하나,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진다. 내비게이션이 국내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보다 다소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크게 불편한 부분은없었다. 티맵을 기반으로 제작돼 경로 안내나 도착 예정 시간이 실제 티맵과 큰 차이가없다. 다만, 차선을 안내한다거나, 과속 카메라 알림 기능이 부족하다.
초기형은 방향 지시등을 버튼으로 눌러야했다. 이번 모델 Y는 레버식으로 바뀌었다. 앰비언트 라이트와 통풍 시트가 적용됐고, 2열에도 8인치 중앙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화면 위치가 다소 아래여서 장시간 영상을 볼 때는 목에 불편함이 있다.
가속과 제동은 훌륭, 불편한 승차감은 단점
최고 출력 255㎾, 최대 토크 420 을 내는 후륜 싱글 모터는 도심 주행에 충분하며, 고속 주행 시에도 큰 스트레스가 없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내연기관차와 달리 지연 없이 즉각적인 힘이 바퀴로 전달된다. 동력계 소음과 진동은 거의 없다.
CATL의 LFP 배터리는 차량 하부에 깔려 있어 낮은 무게중심에 따른 주행 안정성이 상당하다. 직선과 곡선 구간을 가리지 않고 흔들림이 크지 않다. 급출발이나 급제동도 다른 수입 전기차와 비교해 피로감이 덜하다. 회생제동은 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조금 강하게 작동하는데,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되는 ‘원페달 드라이브’에 익숙해지면 오히려 편하다는 느낌이다. 가속과 제동 정도는 실내 모니터를 통해 조정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를 탔던 사람이면 ‘낮음’에 두는데, ‘보통’ 역시 익숙해지면 쓸 만하다. 같은 방법으로 스티어링휠(운전대)의 반응 강도도 조절이 가능하다.
서스펜션은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 링크 구성이다. 기존 모델 Y는 승차감이 나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새 모델 Y에 들어서는 이 같은 비판도 줄었다. 잘 닦인 길에서는 승차감에 큰 불만이 있기 힘들다. 그러나 요철이 심한 도로라든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잔진동이 여전히 크다. 이는 경쟁 수입 전기차와 비교해 분명 단점인 부분이다.
시트는 글로벌 공통 디자인이지만, 시트 하단 부분이 짧아 허벅지를 충분히 받쳐주지 못하고, 헤드레스트(머리 보호대)도 각도가 애매해 목이 아프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에 따라 애프터마켓에서 방석이나 목 쿠션을 별도로 구매하는 일도 잦다고 한다.

LFP 배터리지만 괜찮아
일반적으로 LFP 배터리는 삼원계(NCM)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게 단점이다. 전기차에서 가장 우려되는 화재 위험도는 NCM 배터리에 비해 낮다. 불이 거의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 Y 프리미엄 RWD의 최대 주행거리는 국내 표시 기준으로 400㎞에 불과, 600㎞ 이상인 국산 전기차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그러나 RWD 제품은 애초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를 장착하는 대신 짧은 주행거리를 상정했기 때문에 긴 주행거리를 갖추고 싶다면 모델 Y 프리미엄 AWD(6399만원)을 구입하면 된다.
모델 Y 프리미엄 RWD의 배터리 완충 시 모니터상에 표시되는 주행 가능 거리는 430㎞로,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함이 없고, 거주지에 상시 충전 가능한 충전기가 구비돼 있다면 매일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장거리 주행 시에도 곳곳에 갖춰진 충전기를 통해 완속 및 고속 충전이 가능하나, 고속 충전은 국내 표준으로 여겨지는 DC 콤보 어댑터(33만5000원)를 따로 구매해야 한다. 테슬라·북미 표준인 NACS 충전 포트를 갖춘 충전기(테슬라 슈퍼차저 등)는 아직 국내 기반이 약한 편이고,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갖춰진 사례가 드물다.
출고 직후 이란 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고, 국제 유가 급등으로 국내 유가 역시 크게 올랐다. 이런 고유가 시대에 전기차의 장점은 더욱 크게 느껴지는 편이다. 급속 충전 기준 당 충전 단가를 350원(슈퍼차저는 359원)으로 잡을 경우 복합 효율 5.6㎞/ 의 모델 Y 프리미엄 RWD의 100㎞ 주행 비용은 약 6250원이다. 동급 휘발유차(연비 12㎞/ , 유가 2000원/ )의 100㎞ 주행 비용 약 1만6700원과 비교하면 경제성이 훌륭하다. 전기차 사용자의 완속 충전 비중이 70% 이상인 데다 완속 요금이 더 저렴해경제성이 더 두드러진다. 최근 전기차가 친환경을 넘어 경제적 대안으로 재평가받기 시작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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