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에 발끈한 北 축구 감독, 공식 기자회견 도중 돌연 중단 후 퇴장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6. 5. 23.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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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내고향, 아시아 여자챔스 우승
리유일 감독, 공식 기자회견 도중
“‘북측’ 수준 높다” 韓 기자 질문에
관계자 통해 “국호 바르게 하라”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기자회견서 떠나
과거에도 국호 문제로 민감한 반응 보여
리유일 내고향여자축구단 감독이 23일 오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과거 국호 문제 때문에 한국 기자에 발끈했던 적이 있던 북한 축구 팀 감독이 끝내 공식 기자회견 도중 중단하고 갑자기 끝내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를 1대0으로 꺾고 우승했다. 첫 출전해서 우승에 성공한 내고향축구단은 우승컵과 함께 우승 상금 100만달러(약 15억원)를 거머쥐었다.

문제는 그 뒤 벌어졌다. 경기 후 진행된 우승 팀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을 이끌고 있는 리유일 감독에게 한국 취재진이 “‘북측’ 여자축구가 과거부터 수준이 높다”라면서 질문을 했다. 이에 리 감독은 동석한 관계자를 향해 ‘북측’이라는 단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관계자는 “국호를 바르게 해달라”고 한 뒤 “저 사람 질문은 받지 않겠다”는 리 감독의 의사를 전했다.

그리고서 리 감독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기자회견장을 떠나 버렸다. 리 감독이 떠나면서 공식 기자회견은 그대로 끝났다. ‘적대적 두국가’ 관계로 남북 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북한은 국호 문제를 두고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북한’뿐 아니라 ‘북측’이라는 호칭도 거부하고 있는 북한 내부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되면서 나온 상황이었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이 23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시상식에서 인공기를 들고 우승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 감독은 과거에도 각종 국제 대회에서 이같은 호칭 문제를 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왔다. 2023년에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8강전 승리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기자가 북한을 ‘북측’이라고 부르자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또 22일 열린 아시아 여자 챔피언스리그 결승 관련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한일전’이라는 단어를 두고 “한일전이 뭔가”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리 감독은 앞서 진행한 공식 기자회견 중에서는 “창단한 지 14년밖에 안 된 내고향이 아시아 1등이 됐다. 아시아에서 1등 지위에 오르게 된 것은 전적으로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와 어머니 당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감독으로서 우리 선수들을 대표해서 이 크나큰 사랑과 믿음에 우리가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까 기쁜 마음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노동당 등을 반영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순간을 위해 어려운 고비들 이겨내면서 감독의 지휘에 따라준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우리가 오늘 일등을 하도록 성심성의로 지지해준, 받들어준 모두의 가족들과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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