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드디어 끝나나…루비오 美국무 “이르면 오늘 이란과 종전 합의 발표 가능성”
美 공습 재개 압박 속 파키스탄 군 총사령관 테헤란서 연쇄 회동 중재
이란 “美와 의견차 좁혀…종전 MOU 확정 위해 노력 중”
“3∼4일간 어떤 결과 나올지 지켜봐야…MOU 합의시 핵 논의 30~60일 유예”
![인도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뉴델리 AP=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4/dt/20260524062251593ggep.png)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3일(현지 시각) 이르면 이날 중 이란과의 종전 협상 합의를 전격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對)이란 공습 재개 카드로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중재국을 통한 막판 물밑 조율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루비오 장관은 이날 뉴델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늦은 오늘이든, 내일이든, 며칠 뒤든 우리가 뭔가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진전이 있었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몇몇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양국 간 합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번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군사적 압박 속에 진행되고 있다. 미 워싱턴 정가에서는 행정부가 대이란 공습 재개를 심각하게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이 같은 긴장 국면 속에서 중재국인 파키스탄의 권력 실세,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이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고위 당국자들을 연쇄 회동하는 등 중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이 미·이란 간 합의문 초안이 마련됐다고 보도하고 이란 측이 이를 부인하는 등 전날까지도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루비오 장관 역시 지난 22일 순방길에 오르기 전 “몇몇 좋은 신호가 있지만 지나치게 낙관하고 싶지는 않다. 며칠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합의가 성사될 경우 중동 정세의 거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뿌리 깊은 양국 간 불신을 극복하고 최종 서명에 이를 수 있을지는 미·이(美·伊)가 주고받을 막판 세부 조건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23일(현지시간) 밝혔다.미국과 이란이 종전안 협상과 관련해 의견차를 좁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에 따르면 바가이 대변인은 “합의에 매우 근접했지만, 동시에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며 “현재 양해각서(MOU) 최종 확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협상 중재국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이 전날부터 이틀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대통령, 의회 의장, 외무장관 등 이란 지도부를 연쇄 면담한 것을 두고 “이 방문의 목적은 이란과 미국 사이의 메시지 교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양국 사이에서 핵심적인 중재 역할을 하는 무니르 총사령관의 방문을 계기로 협상 단계에 진전이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바가이 대변인은 “우리의 초점은 강요된 전쟁의 종식”이라며 “의견차가 있었던 사안들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의 모순적인 입장을 고려하면 이런 추세가 바뀔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며 “양측의 견해가 가까워졌지만, 이는 합의에 도달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바가이 대변인이 무니르 총사령관 일정과 관련해 “이 방문이 반드시 어떤 전환점이나 결정적 상황에 도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이란과 미국 사이에 의견 차이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던 것과 비교해 변화한 발언이다.
이날 바가이 대변인은 협상 조건과 관련해 “MOU가 확정되면 다음 단계에서 이에 대한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이란의 동결자산 해제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가장 먼저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란이 제시한 14개항의 요구 사항에 핵, 동결자산 해제 등 의제가 모두 담겼다면서도 “이 단계에서는 핵 문제가 자세히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역시 바가이 대변인이 전날 “현 단계에서 핵 사안과 관련한 논의는 없다”고 말했던 것에서 다소 온도차가 감지되는 입장이다.
다만 이날 바가이 대변인은 “우리는 핵 문제가 이란에 대한 두 차례 침략 전쟁의 구실이었다는 것을 안다”며 “핵 사안에 대해 30일 내에 접근할지, 60일 내에 할지는 이 단계 이후에 결정될 문제”라며 일단 종전안 합의가 이뤄져야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해 본격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우리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종식에 협상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덧붙였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에 합의할 경우 핵 사안을 논의하기까지 30일 혹은 60일의 유예기간을 둔다는 내용이 MOU 본문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MOU가 최종 합의되기 전까지는 이 기간이 시작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지금 MOU 최종 확정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며 “지난주부터 양측 의견이 점차 좁혀지고 있으며, 앞으로 3∼4일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여전히 이견이 있다”면서도 “이견은 줄어드는 추세”라며 협상에 물꼬가 트였다는 점을 거듭 내비쳤다.
한편 바가이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미국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이는 우리와 연안국들 사이의 사안”이라며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대해 오만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자유로운 항행을 지지하는 국가들은 이 상황을 이해하고 해상 안보 안정화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만은 앞서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을 중재하는 등 이란과 신뢰 관계다.
강현철 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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