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뭐냐…기자회견장 떠난 北 내고향 감독

박민주 기자 2026. 5. 2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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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직후 국호 문제로 돌연 퇴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반발
23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경기. 내고향 리유일 감독이 경기장에 들어서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북측’이라는 표현에 강하게 반발하며 자리를 떠나는 일이 벌어졌다.

내고향은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에서 일본 도쿄 베르디 벨레자를 1-0으로 꺾고 우승했다. 북한 여자 클럽팀이 한국에서 열린 국제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는 리유일 감독과 주장 김경영이 참석했다. 리 감독은 우승 소감으로 “창단 1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른 것은 전적으로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와 당의 사랑·믿음 덕분”이라고 말했다.

초반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하지만 한 국내 취재진이 질문 과정에서 “북측 여자축구”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리 감독은 즉각 손을 들어 질문을 제지했고, 북한 측 통역관도 “국호를 정확히 불러달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어떻게 표현하길 원하느냐”고 묻자 김경영은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답했다. 이후 통역관은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고, 리 감독과 선수단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선수들은 이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도 별다른 답변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23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경기. 우승한 내고향 김경영이 우승컵을 들고 동료들과 시상대에서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측이 국호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리 감독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한국 취재진이 ‘북측’이라는 표현을 쓰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정확히 불러달라”며 답변을 거부한 바 있다.

전날 열린 결승전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신경전은 있었다. 한 기자가 “한일전 못지않게 거친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하자 리 감독은 “한일전이 뭐냐”고 되물은 뒤 “거칠다는 표현도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축구에는 심판과 반칙 규정이 있을 뿐”이라며 “강한 접촉이 있는 경기라고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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