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동지의 보살핌 덕분" → 깜짝 행동...北 내고향 감독 "국호 똑바로 불러라" 회견 도중 답변 거부 퇴장

조용운 기자 2026. 5. 23. 19:5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22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기자회견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 리유일 감독이 취재진 질문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보살핌 덕분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아시아 최고 권위의 여자 클럽대항전 정상에 오른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에 대한 찬양을 쏟아냈다.

리유일 감독이 이끈 내고향축구단은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에서 일본의 강호 도쿄 베르디 벨레자를 1-0으로 꺾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전반 내내 도쿄의 빠른 패스 플레이와 측면 공세를 육탄 수비로 버텨냈고, 팽팽하던 흐름 속 전반 44분 단 한 번의 결정적인 역습으로 갈렸다. 정금이 왼쪽 측면에서 끝까지 공을 지켜낸 뒤 낮고 빠르게 연결한 패스를 김경영이 문전에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들어 도쿄가 총공세를 퍼부었지만, 내고향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몸을 던지는 수비와 강한 압박으로 일본 공격진을 틀어막은 끝에 결국 1-0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내고향은 북한 여자 축구 클럽 사상 처음으로 AWCL 정상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달콤한 열매인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 원)와 함께 2027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챔피언스컵 본선 진출권까지 거머쥐었다.

▲ 23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경기. 우승한 내고향 리유일 감독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리유일 감독은 터치라인 근처에 주저앉아 얼굴을 감싼 채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선수들과 뒤엉켜 환호하던 그는 공식 기자회견장에서도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리유일 감독은 "첫 번째로 내고향은 창립한 지 14년밖에 안 된 팀이다. 오늘 아시아에서 1등 지위에 오르게 된 것은 전적으로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와 당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으로서 우리 선수들을 대표해서 이 크나큰 사랑과 믿음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기쁜 마음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이 순간을 위해서 감독 지휘에 따라준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끝으로 우리가 오늘 1등을 하도록 성심성의껏 받들어 준 모두의 가족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했다.

내고향은 이번 대회를 위해 지난 17일 방남해 일주일가량 머물렀다. 역사적인 방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AFC 조치로 인해 여기에 와서 경기를 했다"라고 선을 그으며 "오직 축구, 우승, 발전에만 신경을 썼다. 기타 다른 것에 대해선 신경을 쓸 여유와 이유가 없었다"라고 짧게 답했다.

▲ 23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경기. 우승한 내고향 선수들이 인공기를 들고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무대 진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목소리에는 다시 힘이 실렸다. 리유일 감독은 "앞서 말씀드렸지만 내고향은 고작 14년 된 팀이다. 역사가 짧은 팀인데 아시아 1등 팀이 돼서 세계로 진출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며 "감정과 격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미 시상식은 끝났고 새로운 도전들을 맞받아 나가야 한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비교적 차분하게 이어지던 기자회견 분위기는 막판 예상치 못한 단어 하나에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현장 취재진의 질문 도중 내고향을 향해 '북측'이라는 표현을 하자 리유일 감독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졌다.

급기야 질문 도중 말을 끊더니 날카롭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눈살을 찌푸렸고, 통역관이 "국호를 바르게 해달라"더니 이내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겠다"라고 했다.

순간 회견장 공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고, 리유일 감독은 추가 답변을 거부한 채 일어나 우승 소감을 더는 들을 수 없었다.

▲ 23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경기. 내고향 김경영이 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