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호프' 낯설다, 미쳤다..내 취향일까?

"이 영화 뭐지?"
제 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월드프리미어로 처음 공개된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적 볼거리, 연기, 연출할 것 없이 훌륭하다. 그런데 이런 스릴러 액션 SF 물이라니 낯설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영화다. '호프'는 월드 프리미어 공식 상영 당일 2500여명 관객이 꽉 찬 뤼미에르 극장에서 7분간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호프'는 지난 17일 공식 상영 이후 칸 영화제 분위기를 바꾸며 단숨에 영화제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나홍진 감독 특유의 색깔과 화려한 영상미, 새로운 크리처의 등장 등으로 큰 관심을 받으며 영화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240분의 긴 러닝타임 내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장르에서 새로운 장르로 변주하며 달려 나가는 나홍진 감독의 힘이 느껴진다.
'호프'의 전개는 외계인 크리처의 등장 전과 후로 나뉜다. 크리처 등장 전까지는 나홍진 감독이 섬세하게 꾸민 배경 속을 달리는 배우들의 연기로 관객을 끌어당긴다. 이후에는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크리처가 등장, 관객을 새로운 세계로 끌고 간다.
'호프'의 주제와 외계인의 등장은 이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익숙한 관객에게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런 주제 의식에 비춰봤을 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수순이다. 다만 '호프'의 매력은 어떤 공식을 따라가기보다는 나홍진 특유의 색깔에 SF를 덧입혔다는 점에 있다.
'호프'는 스릴러라고 하는데 액션이기도 하고 SF이기도 하다. 나홍진 감독은 이 영화의 장르를 국한하지 않고 장르의 정의를 관객에게 맡긴다. 한국 배우들이 열심히 연기하는 뒤로 할리우드 배우들이 외계인 크리처를 연기하고. 외계인이 등장하는데 장대한 자연에서 액션을 하고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추격씬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 낯섦이 건드리는 감정은 관객 개개인에게 다르게 다가온다. 누군가는 낯섦이 이상하고 누군가는 짜릿하다. 낯섦이 싫은 관객에게는 긴 러닝타임이 지루하겠지만 신나는 사람에게는 오락적인 볼거리로 즐거움을 전한다.
'호프'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는 것 만으로 이 영화는 많은 것을 얻었고 인정 받았다. 예술 영화 위주의 칸 영화제에서 '호프'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토록 대중적인 장르 영화가 칸 경쟁에 진출했다는 건 이 영화의 낯섦이 관객에게 닿는 지점이 있다는 것이다.
재밌는 것은 이 영화가 자신의 취향일지 아닐지는 직접 봐야만 알 수 있을 것 같다. 여느 장르 영화와도 다른 '호프'만의 색깔은 직접 눈으로 봐야만 확인할 수 있다.
'호프'는 국내서 올해 7월 개봉 예정이다.
칸(프랑스)=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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