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군부인' 논란, 작품 전체를 실패로 말할 수 있을까
[원순우의 데이터로 보는 콘텐츠] 퓨전사극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해온 '중국풍 논란'
시청률 10%와 높은 화제성, 단순한 인기만으로 만들어지는 성적표는 아닌 현실
[미디어오늘 원순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대표]

최근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에 출연한 아이유와 변우석이 연이어 공개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아이유는 팬미팅에서 “미흡하고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린 건 전부 제 잘못”이라고 말했고, 변우석 역시 “작품의 메시지와 맥락까지 책임감 있게 살펴야 한다는 점을 깊이 새기게 됐다”고 밝혔다.
두 배우의 사과는 방송 초반 제기된 연기력 논란, 그리고 이후 커진 역사왜곡 논란에 대한 입장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극 중 왕의 즉위 장면에 등장한 '구류면류관', 신하들의 '천세' 장면 등이 문제로 지적되며 작품은 거센 비판의 중심에 섰다.
분명 역사적 상징과 표현 방식에 대한 비판은 필요하다. 제작진 역시 더 세밀한 검증 과정을 거쳤어야 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퓨전사극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해온 '중국풍 논란'은 이제 단순한 해프닝 수준을 넘어, 시청자들이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영역이 됐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은 남는다. 과연 <21세기 대군부인>은 정말 “실패한 드라마”였는가. 그리고 왜 이 작품은 논란 이후, 마치 모든 가치가 사라진 작품처럼 취급되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시청률 10%와 높은 화제성, 단순한 인기만으로 만들어지는 성적표는 아닌 현실
아이유는 이미 <나의 아저씨> 이후 <폭싹 속았수다>까지 배우로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한 인물이다. 작품마다 높은 화제성을 만들어내며 이제는 '흥행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는다. 변우석 역시 <선재 업고 튀어> 이후 글로벌 팬덤과 인지도를 동시에 확보하며 차세대 톱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두 배우의 만남은 캐스팅 단계부터 시장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21세기 대군부인>은 방송 전부터 TV-OTT 드라마 화제성 1위를 차지하는 높은 기대감을 보였으며 방송 이후에도 2위와 큰 차이로 6주연속 1위를 기록했다. 출연자 화제성 역시 아이유와 변우석이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시청률 또한 두 자릿수를 넘기며 흥행 성과를 입증했다. 그리고 시청률은 10%를 넘었다. 이러한 기록은 단순하게 두 배우의 인기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배우의 연기력이 너무 부족했다면, 작품의 재미 강도가 낮았을 경우 기록할 있는 성적표가 아니다.
실제로 초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시청층이 이 드라마를 소비했고, “스토리와 별개로 화면이 아름답다”, “두 배우 분위기만으로도 본다”, “생각보다 편하게 보기 좋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방송 초반에 연기력 논란이 있었다. 기사와 커뮤니티에서는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그러나 오히려 후반부로 갈수록 아이유 특유의 차분하고 절제된 감정 연기에 대한 호평이 늘어났고, 변우석 역시 처연한 분위기와 감정선에서 장점이 드러난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준화 감독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 <환혼> 시리즈 등을 통해 판타지적 로맨스와 배우의 비주얼을 극대화하는 데 강점을 보여온 연출자다. 이번 작품 역시 이야기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아이유와 변우석이라는 배우가 가진 이미지를 가장 이상적으로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역사왜곡 논란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달라졌다. TV-OTT 드라마 화제성을 오랫동안 분석해오며 반복적으로 느낀 것이 있다. 사극과 퓨전사극 장르에서는 '중국풍 논란'이 하나의 강력한 프레임처럼 작동한다. 의상, 소품, 말투, 연출 중 일부 장면이 온라인에서 캡처되고, 커뮤니티와 쇼츠 영상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면 작품 전체가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된다.
실제 작품을 끝까지 본 사람보다 짧은 영상과 기사 제목만 접한 사람들이 여론 형성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있다. 여기에는 아이유와 변우석이라는 스타성도 분명 영향을 미쳤다. 오히려 너무 유명한 작품이었기에, 너무 화제가 된 드라마였기에 논란 역시 훨씬 빠르고 거대하게 소비된 측면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문제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작품 속 일부 표현은 충분히 비판받을 수 있다. 다만 문제의 장면을 지적하는 것과 작품 전체를 “중국 편향 드라마”, “쓰레기 작품”으로 규정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실제로는 많은 시청자가 이 작품을 즐겼고, 만족하며 소비했다는 점이 사라질 수는 없다.
<21세기 대군부인>의 논란은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실제로 작품을 소비했던 대중의 감정과 만족감, 그리고 콘텐츠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까지 함께 사라질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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