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축·추모 인파 속으로… 6·3 지방선거 공식운동 첫 주말, 격전지 ‘표심전쟁’

박동휘 기자 2026. 5. 2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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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에서(사진 왼쪽),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강서구 발산역 인근 광장에서(사진 오른쪽) 각각 유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가 11일 앞으로 다가온 23일 여야 후보들이 첫 주말을 맞아 전국 격전지에서 사활을 건 표심 잡기에 나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와 부처님오신날 봉축이 겹친 이날, 추모와 봉축 인파가 몰린 시장과 사찰은 그대로 정치 무대가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구 칠성시장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의 손을 잡으며 8년 만의 공개 정치 행보에 나섰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봉하마을 추도식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정치 거물들의 등판이 이어졌다.

서울 ‘강북 vs 강남’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GTX 철근 누락’과 ‘재개발 지연’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정 후보는 이날 도봉·은평·서대문·마포 등 강북·서북권을 차례로 훑었다. 지원 유세 곳곳에서 △철도 등 인프라 구축 △주거 환경 개선 △새로운 산업 기반 구축 등 균형발전 공약을 제시하며 비강남권 표심 공략에 주력했다. 정 후보는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를 찾아 봉하마을 추도식 중계방송을 시청하기도 했다.

특히 정 후보는 은평구 거리 유세에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를 거론하며 오 후보를 직격했다. 정 후보는 “가장 중요한 기둥의 철근이 빠진 채 반토막 시공이 이뤄졌다”며 “나중에 큰 불상사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건가”라고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까지 끄집어냈다. 이어 서대문구 홍제역, 현저동 모아타운, 마포 홍대 상상마당으로 이어지는 동선에서 청년·정비사업 표심을 공략했다.

오 후보는 영등포·양천·강서·금천·관악·성동을 거쳐 저녁에는 서초·송파로 이동했다. 재개발·재건축 이슈에 민감한 영등포·양천·강서를 공략하고 지지 기반인 강남권 표심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 후보는 양천구 신정네거리 유세에서 정 후보가 12년간 구청장을 지낸 성동구의 행당7구역 재개발 지연을 정조준했다. 그는 “행당7구역 1000가구가 준공 승인이 나지 않아 등기를 못 하고 있다”며 “정원오 구청장 시절 어린이집 건설 비용을 받아놓고 돌려준 뒤 직접 지으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해결하지도 않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일 잘한다는 게 이런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왼쪽부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국민의힘,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지사 후보. 오승현 기자
경기지사 ‘3인 3색’ 표밭갈이

현직 대통령을 배출한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추미애, 국민의힘 양향자,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가 각기 다른 동선으로 도민과 접점을 넓혔다.

추 후보는 수원 연화장에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것으로 주말 일정을 시작했다. 추 후보는 페이스북에 “노무현의 ‘사람 사는 세상’을 이재명의 ‘국민주권의 시대’로 이어가겠다”며 “노무현의 민주주의는 유능한 지방자치로 완성된다. 더 강한 민주주의로 노무현 정신을 완성하겠다”고 적었다.

양 후보는 청계산역 입구에서 경기 호남 향우회 산악회를 맞는 것으로 유세를 시작했다. 양 후보는 페이스북 게시 글에서 정치 역정을 회고하며 “삼성전자 파업 철회 촉구 단식 후유증으로 혈당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쇼크가 오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서 완전히 회복했다”며 “양향자의 승리는 경기도의 승리, 대한민국의 승리다. 꼭 이기겠다”고 했다. 양 후보는 지난주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을 저지하겠다며 평택캠퍼스 앞에서 사흘간 단식 농성을 벌인 바 있다.

조 후보는 유세차로 평내·호평동 일대를 돈 뒤 화도읍 마석시장에서 상인들과 만나 바닥 민심을 다졌고 오후에는 구리 전통시장과 하남 위례스타필드광장으로 동선을 옮겼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왼쪽)와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뉴스1
인천 ‘원팀 vs 행정 경험’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박찬대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의 정면 격돌이 두드러졌다.

박 후보는 주말 유동 인구가 몰리는 금강제화 부평점 앞 부평대로에서 민주당 소속 지방선거 후보들이 총출동한 ‘인천 원팀 총집중 유세’를 열고 인천 발전 비전과 원팀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이어 민주노총 인천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인천 추모식에 참석한 뒤 서구 가좌시장과 석남역 상점가를 잇달아 방문했다.

유 후보는 부처님오신날 연휴 첫날을 살려 오전부터 계양산 입구에서 사찰을 찾거나 산행에 나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오후에는 논현동 소래포구에서 집중 유세를 통해 현직 시장의 행정 경험과 시정 연속성을 강조했다. 김문수 명예 선거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함께 마이크를 잡고 지원 사격에 나섰다.

개혁신당 이기붕 후보는 제물포역 인사를 시작으로 도화지구 신규 상권, 주안역, 신기시장 등을 차례로 돌며 바닥 민심을 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를 위해 대구 북구 칠성시장을 찾아 시민과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선 박근혜 등판으로 보수 결집 박차

전통적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도 시장 후보들이 매머드급 유세전을 벌였다. 민주당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달성공원 새벽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서부정류장과 월배시장을 돌며 시민들과 셀카를 찍는 등 친밀도를 높였고 오후에는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에서 대규모 집중 유세를 펼쳤다.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칠성시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동행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선거의 여왕’ 박 전 대통령의 칩거 후 첫 공개 정치 행보가 이뤄지면서 보수 지지층 결집에 무게가 실렸다.

이수찬 개혁신당 후보는 동촌유원지와 삼성창조캠퍼스 등 청년층 밀집 명소를 돌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대전·충남에서도 표심 잡기는 뜨거웠다. 허태정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와 박수현 충남지사 후보는 각각 봉하마을과 세종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모 행사를 기점으로 지지세를 다졌다.

이장우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는 오정동 농수산물시장과 신탄진시장을,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는 아산 이순신파크골프장을 찾아 ‘천안·아산 파크골프장 확충’ 등 생활체육 공약을 내걸었다.

왼쪽부터 무소속 한동훈,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연합뉴스
‘미니 총선’ 재보선도 격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들도 ‘미니 총선’을 방불케 하는 유세전에 뛰어들었다.

최대 격전지인 부산 북갑에서는 하정우 민주당 후보가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 합동 유세에 나섰고,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5선 나경원 의원(상임선대위원장)의 지원을 받으며 맞불을 놨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는 김현철 김영삼 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의 지지 선언과 함께 집중 유세를 펼쳤다.

22일 오후 경기 평택시 팽성국제교류센터에서 열린 6·3 국회의원 평택을 재보궐선거 언론사 주관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왼쪽부터),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5명이 경쟁하는 경기 평택을에서는 김용남 민주당 후보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오전 산악회 인사와 출근길 인사를 마친 뒤 오후에 일제히 봉하마을 추도식에 참석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는 새벽부터 생활체육동호회와 산악회 배웅 인사를 한 뒤 팽성민속5일장 합동 유세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재연 진보당 후보와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는 각각 고덕 일대 상가와 함박산 중앙공원을 찾았다.

경기 하남갑에서는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오후 시청 앞 사거리에서 덕풍·신장 주민과 즉문즉답을 진행했고,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용 국민의힘 후보는 성불사·동명사 등 사찰 5곳을 돌며 불교계 표심을 공략했다. 김성열 개혁신당 후보는 스타필드 위례 야외광장, 위례 중앙광장, 감일지구 상업지구로 동선을 이어갔다.

여야 모두에게 이번 주말은 향후 열흘 레이스의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노무현 정신 계승을 내세운 민주당의 결집세와, 박근혜 전 대통령 등판으로 보수 결집을 노린 국민의힘의 응전, 양당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는 제3당의 활로 모색이 동시에 펼쳐진 하루였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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