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의 땅’ 우즈벡… 韓과 디지털 실크로드 열자”

김명수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mskim@mk.co.kr) 2026. 5. 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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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전 외교장관, 타슈켄트 국립동방대학 강연
“자원의 우즈벡-기술의 한국, AI시대 전략적 산업동맹 가능”
“AI시대 과학외교 중요, 기술협력이 국가경쟁력에 기여”
양국 AI공동연구 플랫폼 구축·디지털 인재교류 확대 제안
23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동방대학에서 굴체흐라 리흐시에바 총장을 비롯한 교수, 학생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진 전 외교부장관이 ‘AI 시대 한국-우즈베키스탄 전략동반자 관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박 전장관과 굴체흐라 리흐시에바 총장이 강연 이후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국립동방대학 ]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심장부에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미래 협력을 ‘디지털 실크로드’로 재건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박진 전 외교장관은 23일(현지시간) 타슈켄트 국립동방대학 특별강연에서 “과거 실크로드가 상품과 문명을 연결했다면, 미래의 새로운 실크로드는 AI·데이터·과학기술·청년 인재가 연결하는 디지털 실크로드가 될 것”이라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함께 유라시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AI 시대 한국-우즈베키스탄 전략동반자 관계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AI 혁명과 공급망 재편, 지정학 변화 속에서 양국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에는 지난 1918년 개교한 타슈켄트 국립동방대학의 굴체흐라 리흐시에바 총장을 비롯한 교수, 학생 70여 명이 참석해 박 전 장관의 강의를 경청했다.

박 전장관은 이날 “국가 경쟁력은 더 이상 단순한 군사력이나 경제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첨단기술과 데이터, 인재, 국제협력 능력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는 지정학(Geopolitics)의 시대에서 기정학(Technopolitics)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전 장관은 우즈베키스탄을 “중앙아시아 최대 인구와 젊은 인재, 빠른 디지털 전환 역량을 갖춘 ‘유라시아 핵심 국가”로 평가했다. 특히 사마르칸트와 부하라를 중심으로 한 역사적 실크로드 유산뿐 아니라 수학자 알 콰리즈미(Al-Khwarizmi)에서 유래한 ’알고리즘(Algorithm)‘ 용어를 언급하며 “우즈베키스탄은 오래전부터 과학과 혁신의 중심지였다”고 강조했다.

23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동방대학에서 박진 전 외교부장관(오른쪽)과 굴체흐라 리흐시에바 총장(왼쪽) 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국립동방대학]
경제·공급망 협력과 관련해 그는 우즈베키스탄의 전략광물과 한국의 첨단 제조 경쟁력이 결합할 경우 강력한 산업동맹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박 전 장관은 “우즈베키스탄의 자원과 한국의 기술이 결합하면 단순 무역을 넘어 미래 산업을 공동 설계하는 전략적 산업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우주산업 등을 언급하며 공급망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AI와 과학기술 협력도 핵심 의제로 제시됐다. 그는 “AI는 단순한 기술혁신을 넘어 인류의 지능혁명(Intelligence Revolution)”이라며 “AI 경쟁은 곧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AI 공동연구 플랫폼 구축 ▲디지털 인재 교류 확대 ▲한-우즈베키스탄 스타트업 펀드 조성 ▲스마트시티 공동 프로젝트 ▲사이버보안 협력 ▲양자·바이오·우주기술 공동연구 ▲AI 스마트농업기반 구축 등을 구체적 협력 방안으로 제안했다.

박 전 장관은 이를 ‘과학외교(Science Diplomacy)’라고 정의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과학기술이 곧 외교이며, 기술협력이 국가전략이 된다”며 “양국이 공동 혁신 파트너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고려인 동포사회와 한류를 양국 관계의 중요한 연결고리라고 평가했다. 약 18만 명 규모의 고려인 공동체가 양국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으며 K팝과 한국 드라마, 한국어 교육 열풍도 양국 관계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 말미에서 박 전 장관은 학생들을 향해 “여러분이야말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미래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라며 “우즈베키스탄 청년들의 창의적 에너지가 한국의 기술력과 만나 유라시아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위대한 협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국립동방대(Tashkent State University of Oriental Studies)= 1918년 개교한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 명문대학으로, 외교·국제통상·언어·지역학 분야에서 수많은 국가 지도자와 전문인재를 배출하며 중앙아시아 학문과 국제교류 발전의 중심 역할을 해오고 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 김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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