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게 빌리느니 하나 사서 돌려입는다”…요즘 결혼식 패션 공식

이지안 기자(cup@mk.co.kr) 2026. 5. 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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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원 예복대신 ‘세레모니 웨어’
2부 예복·하객룩·돌잔치까지 활용
“한번 입고 끝내는 대신 실용 챙겨”
W컨셉에 세레모니웨어를 검색하면 나오는 브랜드별 상품.
고물가 시대 결혼식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한 번 입고 끝나는 수백만 원짜리 예복 대신, 여러 번 돌려 입을 수 있는 ‘세레모니 웨어’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셀프웨딩 드레스부터 하객룩, 돌잔치룩까지 활용 범위도 넓어졌다. ‘예쁘면서도 실용적인 옷’이 새로운 소비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세레모니 웨어는 원래 결혼식이나 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 입는 옷을 뜻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미가 훨씬 넓어졌다. 결혼식 하객룩은 물론이고 셀프웨딩 촬영용 드레스, 2부 드레스, 돌잔치 의상까지 모두 포함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성장세의 배경에는 높아진 결혼 비용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기준 평균 결혼서비스 비용은 3339만 원에 달한다. 식대 역시 1인당 8만 원에 육박하면서 예비부부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까지 오르자, 한 번 입고 마는 고가 예복을 대여하기보다 실용성을 고려한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또 다른 배경은 결혼 자체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4만 건으로 2018년 이후 가장 많았다. 혼인이 늘면서 결혼식과 돌잔치, 각종 기념 행사에 맞춘 하객룩과 예복 수요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드레스샵에서 예복을 대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오프라인 드레스샵의 경우 2부 드레스 가격은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대여 비용이 30만~40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차라리 직접 구매해 여러 행사에 활용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패션 플랫폼들도 이러한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 W컨셉은 아예 ‘세레모니 웨어’ 카테고리를 별도로 운영 중이다. W컨셉에 따르면 웨딩 시즌인 3~4월 세레모니 웨어 매출은 직전 두 달 대비 50%,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블라우스와 재킷, 원피스 등이 대표 인기 품목으로 꼽히며, 이바나헬싱키, 룩캐스트, 플로움 등이 인기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W컨셉 관계자는 “합리적으로 결혼을 준비하려는 고객이 증가하면서 웨딩 관련 상품 수요가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결혼 성수기에 맞춰 드레스, 웨딩슈즈, 액세서리 등을 모은 세레모니 웨어 기획전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에이블리에 하객룩을 검색하자 ‘여름 하객룩’ ‘빅사이즈 하객룩’ 같은 다양한 키워드들이 세분돼있다.
에이블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하객룩’ 키워드 상품 거래액은 3~4월 기준 직전 두 달 대비 39%,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H라인 스커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으며, 스트랩 블라우스와 스틸레토 구두 등 하객룩 대표 아이템들도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스트랩 블라우스는 직전 기간 대비 거래액이 230% 급증하며 웨딩 시즌 수요 확대를 이끌었다.

흥미로운 점은 세레모니 웨어 열풍이 저가 브랜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대로 된 한 벌을 오래 입겠다”는 소비 심리가 확산되면서 백화점 컨템퍼러리 브랜드도 수혜를 보고 있다.

한섬 타임옴므 쇼핑 사진.
실제로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타임과 시스템의 하객룩 관련 상품군 매출은 지난 3월부터 5월 중순까지 전년 대비 45% 이상 증가했다. 남성복 브랜드 타임옴므와 시스템옴므의 셋업 매출 역시 30% 넘게 늘었다. 한섬은 올해 봄 시즌 관련 물량을 미리 확대해 수요 증가에 대응했다는 설명이다.

한섬 관계자는 “최근에는 디자인보다 소재의 고급스러움과 전체적인 무드로 격식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며 “하객룩과 비즈니스 캐주얼 수요 확대에 맞춰 관련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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